헌재, 남양주시 헌법소원 각하…정부·국회 차원 제도 개선 건의 방침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백번을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조안면 주민들이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당한 기본권 침해를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임해 왔다”고 강조하면서도, 결과가 각하로 끝난 것 자체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상수원 규제 개선 논의를 후퇴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남양주시는 오히려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조안면 주민들의 현실을 전국적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상수원 보호와 환경관리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하되, 규제가 특정 지역 주민에게 과도하게 전가되는 구조가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제한된 개발행위, 토지 이용 규제, 경제활동 제약 등으로 누적돼 온 피해 규모를 여러 차례 제시하며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헌법재판소가 결국 본안 판단 없이 각하 결정을 내린 만큼, 상수원 규제 체계의 근본적 재검토는 다시 정치·행정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남양주시는 앞으로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지속 건의하고, 주민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새로운 법적 장치 마련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향후 수도권 물 공급 정책과 상수원 관리 체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팔당 상수원 규제는 1970년대 도입 이후 환경 기준 강화, 도시 확장, 주민 보상 체계 미비 등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 속에서도 큰 틀의 개선 없이 이어져 왔다. 규제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지역 간 형평성 논란과 주민 생존권 침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이번 헌법소원 각하는 정책적 재점검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주광덕 시장은 입장문에서 “남양주시는 조안면민을 비롯한 74만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판단이 좌절된 상황에서도 규제 개선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헌재 판단 이후 공은 다시 중앙정부와 국회로 넘어갔고, 향후 제도 개선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정치적 환경과 정부 의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번 각하는 한 지방정부의 패소라는 단순한 결과를 넘어, 50년 동안 이어져 온 수도권 상수원 규제 체계가 더 이상 현행 방식으로 지속 가능하냐는 근본적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남양주시의 다음 행보가 규제 논쟁의 새로운 방향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