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계에서 흥행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이 한국에 처음 소개될 당시의 한글제목이 <너 참 불상타>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번역 제목을 정한 이는 바로 <임꺽정>을 쓴 벽초 홍명희로 지난 1914년 <레미제라블>을 초역해 <너 참 불상타>라는 제목으로 <청춘>지에 소개했다.
4년 뒤인 1918년에는 <애사(哀史)>라는 제목으로 <매일신보>에 연재됐다. 이를 연재한 것은 수필 ‘청춘예찬’의 저자 민태원이다.
오랜 동안 민태원의 <애사>가 <레미제라블>의 초역으로 알려졌었다. 이로 인해 <애사>라는 제목이 오랜 기간 한국에선 <레미제라블>의 번역 제목이었다. 그렇지만 소설가이자 북한 정치가였던 홍명희가 <너 참 불상타>라는 제목으로 초역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1922년에는 홍난파가 <레미제라블>을 번역해 책으로 출간했는데 당시에도 <애사>라는 제목이 쓰였다.
이처럼 <레미제라블>은 홍명희, 민태원, 홍난파 등 일제 식민지 시대에 활동했던 대표적인 문인들을 통해 번역됐다. 대중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어 민음사가 출간한 소설 <레미제라블>은 출간 두 달 만에 10만 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