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입찰에 “겉으론 5곳, 실제는 3곳”...공정성 도마에

해당 논란은 올해 6월 진행된 가평군 관급 청소용역 입찰에서 제기됐다. 당시 입찰에는 총 5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가평읍 소재 A사가 5,762만 원에 최종 낙찰을 받았다. 그러나 입찰이 마무리된 이후, 참가 업체 간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탈락 업체 가운데 한 곳이 낙찰받은 A사와 주소지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며 특수관계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확인결과, 해당 업체는 A사 대표 배우자가 사장으로 등재돼 있었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탈락 업체 두 곳 역시 가족 관계로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부부가 동시에 입찰에 동시에 참여한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3개 업체가 참여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 관계에 있는 법인들이 각각 독립된 업체처럼 입찰에 참여했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운영 주체 아래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 경우 형식적 경쟁을 가장한 부당한 공동행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인력·장비·운영 체계가 실질적으로 분리돼 있지 않다면, 이는 수주 물량을 나눠 갖기 위한 이른바 ‘법인 쪼개기’ 수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처럼 하나의 입찰에 특수관계에 있는 복수의 법인이 각각 입찰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공공입찰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공공입찰은 모든 참여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계약 상대를 선정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특수관계 법인들이 동시에 참여할 경우 경쟁은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여성기업인 지원 특례가 적용되는 소액 수의계약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본지 취재 결과,. 주로 읍·면사무소에서 체결한 소액 수의계약을 중심으로 동일·특수관계 사업체가 반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됐다.
실제로 한 사업주는 올해 자신의 부인과 아들 명의로 설립한 사업체를 통해 총 32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3억 2천만원에 달하며,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 사례와 같이 배우자나 친인척 명의로 별도 사업체를 설립한 뒤, 여성기업 우대 혜택을 활용해 관급 계약에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대표 명의만 여성으로 변경했을 뿐, 실제 경영과 운영은 기존 사업주가 맡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성·투명성 회복이 관건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성 대표의 실질적 경영 참여 여부 ▷자금·인력·장비의 독립성 ▷동일 주소지·연락처·가족 관계 법인의 중복 입찰 여부 등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서류 확인을 넘어, 실질을 들여다보는 관리·감독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기업인 지원 특례제도는 사회적 배려와 경제적 형평성을 위한 중요한 장치다. 그러나 관리 사각지대가 방치될 경우 제도는 ‘우대’가 아닌 ‘편법’의 통로로 전락할 수 있다. 가평군의 철저한 점검과 함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