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의 시장 독과점에 맞서 지방자치단체에서 내놓은 공공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의 배차성공률은 50%선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주요 공공 택시호출앱을 이용하려는 기사 수요는 있다. 하지만 기사와 승객 모두 카카오T를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 배차 기술이 고도화되지 못해 공공 택시호출앱의 존재감이 흐릿하단 분석이다.
수도권 주요 공공 택시호출앱의 배차성공률은 50%선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용인시가 도입한 공공 택시호출앱 ‘용인앱택시’. 사진=용인시 블로그 캡처일요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공 택시호출앱을 내놓은 주요 지자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공공 택시호출앱의 배차성공률이 올해 50%대에 그쳤다. 용인시가 2016년 민간업체에 의뢰해 개발한 공공 택시호출앱 ‘용인앱택시’의 경우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체 호출 건수가 99만 6013건, 배차 성공 건수는 50만 8222건으로 배차성공률은 51% 수준이었다.
수원시와 인천광역시에서 내놓은 공공 택시호출앱 상황도 비슷했다. 수원시가 민관협력으로 2021년 출시한 ‘수원e택시’의 올해 1~10월 호출 건수는 76만 8185건, 배차 성공 건수는 43만 6173건으로 배차성공률은 57%였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배차성공률은 45% 정도다. 인천시의 지역화폐 플랫폼인 ‘인천e음’ 부가 서비스인 ‘인천e음택시’의 10월 기준 올해 호출건수는 119만 4554건, 배차 성공 건수는 60만 4830건으로 배차성공률은 51%였다. 서비스 출시 첫 해인 2021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배차성공률은 43%에 그쳤다.
이용자수도 급감 추세다. 용인앱택시 이용자 수는 2022년 11만 921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4년과 올해는 7만 명대로 줄었다. 인천e음택시 호출을 시도한 이용자 수도 2022년 11만 40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는 6만 5258명으로 감소했다. 수원e택시 신규 가입자 수도 2022년에는 8만 3712명이었으나 2024년 2만 9명, 올해 1만 1500명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2017년 서울시는 공공 택시호출앱 ‘지브로’를 출시했고, 2019년 서울시는 승객이 주변의 빈 택시를 지정해 호출하면 강제 배차되는 ‘S택시’ 시범 운영을 시작했지만 낮은 호응으로 모두 자취를 감췄다.
수원시가 민관협력으로 2021년 출시한 ‘수원e택시’의 올해 1~10월 배차성공률은 57%, 2021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배차성공률은 45% 정도다. 사진=수원시 블로그 캡처현재 공공 택시호출앱은 10여 개 지자체가 도입해 운영 중이다. 2023년 12월 전주시가 내놓은 ‘전주사랑콜’은 지난해와 올해 1~11월 호출 건수가 355만 1356건, 배차 성공 건수가 279만 4446건으로 배차성공률이 79%를 기록하는 등 일부 지자체 공공 택시호출앱은 활성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한 관계자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에서 공공 택시호출앱의 이용률이 크게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 택시호출앱은 전체 택시 호출 시장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카카오T의 독주를 견제하자는 취지로 도입이 늘었다. 기사 혹은 택시 법인회사가 부담하는 호출 중계수수료를 낮게 받거나 없애 기사나 택시 회사의 부담을 줄였다. 용인앱택시, 수원e택시, 대구로택시 등 앱에 가입한 지역 택시 기사 비율이 100%인 곳도 있다. 공공 택시호출앱은 지역 승객에게는 캐시백이나 마일리지 혜택 등을 주면서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호출 수요가 카카오T에 몰리는 구조로 인해 공공 택시호출앱의 배차성공률이나 이용률이 낮다. 경기지역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T가 기사들의 주 이용 앱이고, 공공 택시호출앱을 포함해 나머지 앱은 보조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T 블루’ 가맹 가입 택시 기사들도 많아졌는데, 다른 앱에서 호출이 들어왔더라도 카카오T 블루에서 배차가 되면 기사들이 다른 앱의 호출을 취소할 수 있다”며 “승객 입장에서는 배차 성공률이 낮으니 이용을 줄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5월 올해 카카오T 탑승 성공률이 9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호출 수요가 카카오T에 몰리는 구조로 인해 공공 택시호출앱의 존재감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역 앞 도로에 카카오 택시가 지나가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최준필 기자지자체에서 도입한 공공 택시호출앱의 배차 기술이 고도화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모빌리티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호출 시장은 승객이 원할 때 택시를 바로 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승객이 원하는 시간에 승객 주변에 있는 차량을 잘 탐색하고 배차 수락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승객을 태워줄 수 있는 차량에 호출을 뿌려주는 게 중요하다. 결국은 개발 역량도 높아야 하고 투자도 늘려야 하는데 공공 택시호출앱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의 예산 투입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용인, 수원, 포항은 올해 공공 택시호출앱에 2억 원 정도의 예산만 투입했고, 인천은 앱 운영대행사에서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 공공 택시호출앱을 도입한 지자체 한 관계자는 “거대한 공룡과 개구리가 싸우는 꼴이다. 이미 이용자들은 ‘카카오T는 부르면 바로 온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자연스레 카카오T 앱을 먼저 이용하는 상황”이라며 “자본과 기술력의 싸움인데 한정된 예산에서 경쟁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다만 지역 택시 업계에선 공공 택시호출앱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경북 지역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한 앱이 점유율을 잠식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 공공 택시호출앱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배회영업 가맹수수료 부과 금지법 추진…'길거리 영업' 늘어날까
지난 12월 10일 ‘카카오택시 배회영업 가맹수수료 부과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배회영업은 길거리에서 승객을 태우는 방식의 영업을 말한다. 앞서 11월 26일 국회 국토교통위는 교통법안심사소위에서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법안을 병합 심사해 통과시켰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법률 제정이 이뤄진다.
‘카카오택시 배회영업 가맹수수료 부과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12월 10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맹성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법안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가 가맹 택시호출 앱을 통한 영업 외에 배회영업이나 타사 앱을 통한 영업에서 발생한 운임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7월 기준 전국엔 16개 플랫폼가맹사업체가 있다.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하는 9개 플랫폼가맹사업자에 속한 가맹택시는 전체 택시의 83.2%다.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인 KM솔루션 등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하는 플랫폼가맹사업자들은 가맹영업으로 얻은 운임 수입과 중개 영업, 배회 영업으로 얻은 운임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운임 수입(부가세 포함)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플랫폼가맹사업자들이 가맹계약서를 수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갑 의원실 한 관계자는 “법이 개정될 경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국정감사 때 약속한 사항을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가맹계약서를 수정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10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류 대표는 “가맹사업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제도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택시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가 가맹 택시호출 앱을 통한 영업 외에 길거리 배회영업이나 타사 앱을 통한 영업에서 발생한 운임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자료=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교통위 검토보고서한편에서는 기사들이 배회영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배회영업에만 수수료를 제외하면 기사들이 필요에 따라 가맹택시로서의 영업활동보다 배회영업 활동에 집중하게 될 우려가 있다”며 “‘승차거부 없이 빨리 잡히는’ 가맹택시 본연의 취지가 퇴색되는 한편, 당사 플랫폼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는 소비자의 편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대부분이 호출을 통한 영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환경에서 배회영업이 대폭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언제 잡힐지 모르는 손님을 기다리며 도로를 배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법이 시행되더라도 영업 방식이 현재와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입법부가 사법부 판단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1월과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구·경북 ‘카카오T 블루’ 가맹본부인 DGT모빌리티와 전국 단위 가맹본부인 KM솔루션이 배회영업에 대해서도 가맹수수료를 거둔 행위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각각 약 2억 3000만 원, 38억 8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 불이익을 줬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었다. 공정위 처분에 대해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8월 해당 법안에 대해 “소송 경과를 봐가며 입법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