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이미 231건, 올해 최대치 경신 전망…미국 측 문제제기에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법 제정 논의 미룬 상태

일요신문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18일까지 온라인 플랫폼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231건이었다. 현 추세라면 역대 최대치였던 2024년 건수(333건)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한 관계자는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5~30% 정도 분쟁조정 접수 건수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 중에선 쿠팡에 대한 분쟁조정이 80건으로 가장 많이 접수됐다. 네이버(43건), 우아한형제들(29건)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쿠팡이츠서비스(9건), 우아한청년들(5건), 지마켓(4건), 크몽(2건), 카카오모빌리티(2건), 11번가(1건), 위대한상상(1건) 순으로 분쟁조정 접수 건수가 많았다.
이 기간 유형별로는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분쟁조정을 신청한 건수가 153건으로 가장 많았다. 거래상 지위 남용은 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열등한 지위에 있는 거래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물품 구입 강제와 같은 각종 불이익을 주는 행위다. 특정 사업자의 거래를 거절하거나 특정 사업자에게 현저히 불리한 거래조건을 제시하는 ‘거래 거절’ 사건이 18건으로 뒤를 이었다.

#“온플법, 미국 관심 많은 살아있는 이슈”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를 중심으로는 온플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커졌는데 이를 규율하는 법이 미비하다는 이유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 등 기존 법이 다루지 못하는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다. 플랫폼의 종류는 다양한데 특정 시장을 다루는 법에만 포함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플랫폼 시장에 맞는 독점이나 불공정행위를 정의하고 규율하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플법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사전에 차단하는 ‘독점규제법’과 플랫폼 입점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중개거래 공정화법(공정화법)’으로 나뉜다. 독점규제법은 대규모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자사 우대와 끼워팔기 등 불공정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공정화법은 플랫폼 기업 본사와 입점·납품업체 사이에 갑을 관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골자다. 두 법안은 21대 국회에도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온플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시 입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공정위는 8월 8일 온플법 입법으로 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미국 하원에 회신했다. 앞서 7월 24일 공정위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로부터 온플법이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달라는 서한을 받았다. 8월 6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온플법은 미국 측에서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어서 살아있는 이슈”라며 “미국 측 입장은 국내와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미국 측과 소통해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플랫폼 업계에선 온플법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절대 강자가 없다. 입점업체의 불만을 방관하면 플랫폼이 살아남기도 어렵다”며 “규제에 발목이 잡혀서 플랫폼 기업이 기술 투자에 위축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미 기존 법 등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오히려 중개 이용료 등 정보가 더 많이 공개돼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만 제도권 밖에 있다는 시각은 현실과는 다른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