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당파성 매몰돼 위기 실체 놓쳤다”

12월 30일 이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 출근하며 “1년 전 엄동설한에 내란 극복을 위해 애쓰신 분들에게 사과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당시는 제가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정당에 속해 정치하며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면서 “판단 부족이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 그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고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상처받은 이들, 부처 수장으로 받아준 공무원들께 사과한다”고 전했다.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도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이 정부의 제안을 받았을 때 저는 결코 개인의 영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제가 쌓아 온 경제정책 경험과 전문성이 대한민국 발전에 단 한 부분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건 저에게 내려진 책임의 소환이며 제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 사과의 무게를 증명할 것”이라며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 갈등 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혼심의 힘을 다하겠다. 대한민국 미래와 국민주권정부(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가 ‘과거 단절’ 입장을 직접 밝혔다. 12월 29일 청와대의 ‘사인’이 이 후보자 입장 표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정치권 분석이 나온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12월 29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 언급을 소개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격렬한 토론을 통해 견해 차이의 접접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면서 “그 자체가 새롭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사용한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과거 단절 발언’ 개요를 설명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용납할 수 없던 내란 등에 대한 발언에는 본인이 좀 더 충분히 소명해야 하고, 그 부분에 있어 단절 의사를 좀 더 표명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이 후보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전날 청와대에서 ‘사인’을 보냈고, 이에 이 후보자가 화답한 모양새”라면서 “과거 발언 및 배신 논란 등과 관련해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