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이행보증금 면제 등,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가족이 받은 배당금 21년간 32억 “청문회 때 소명”

이 후보자 가족이 한국씰마스타와 계열사 ‘케이에스엠’(KSM, Korea Seal Master)에서 받은 배당금은 지난 21년간 총 32억 원에 달한다. 한국씰마스타는 이 후보자가 국회에 처음 입성한 2004년 총 자산이 356억 원이었다. 한국씰마스타는 성장을 거듭해 계열사를 늘려나가며 케이에스엠그룹으로 거듭났다. 한국씰마스타 등 케이에스엠그룹 5개 계열사 2024년 총 자산은 4900억 원이었다.
이 후보자는 초선 의원이던 2005년 공장 관련 법안을 여러 건 발의했다. 이 가운데 한국씰마스타와 직접 관련 있어 보이는 법안 등은 4건이었다.
이 후보자는 2005년 7월 중소기업 공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후보자는 중소기업이나 부품·소재 전문기업이 공장 부지 확보 등을 위해 개발 행위를 할 경우 이행보증금을 면제하는 내용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2005년 7월 대표발의했다. 1만㎡(약 3000평) 개발 시 최소 2억 원 상당 이행보증금이 필요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과도한 부담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후보자는 중소기업이나 부품·소재 전문기업이 농지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내야 하는 농지보전부담금을 감면하는 내용의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도 2005년 7월 대표발의했다. 또 이 후보자는 수도권에서 공장 신축·증축 또는 용도변경 총허용량을 설정하고 한도 초과 시 건축허가를 규제하는 공장총량제 적용 대상에서 중소기업을 제외하는 내용의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05년 7월 대표발의했다.
이 후보자는 중소기업이나 부품·소재 전문기업이 계획관리지역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최소 면적을 1만㎡에서 5000㎡로 낮추는 내용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촉구결의안'도 2005년 7월 대표발의했다.
중소기업 공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는 이 후보자 법안은 발의 당시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등 언론에도 보도됐다. 2005년 7월 헤럴드경제 보도에서 이 후보자는 “중소기업이 맘 편하게 공장을 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가 발의한 법안은 중소기업인 한국씰마스타의 공장 신축·증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한국씰마스타는 경기 김포에 2공장을 2004년 11월 완공한 것을 시작으로 공장을 꾸준히 확대했다.
한국씰마스타는 2006년 7월 경기 김포에 있는 2공장 증축 허가를 받고 2007년 9월 착공했다. 또 전남 여수 땅을 2007년 7월 매입하고 2007년 12월 공장 신축 허가를 받았다. 한국씰마스타 관계사 케이에스엠컴포넌트는 경기 김포 하성면 땅을 2006년 8월 매입하고 2008년 7월 공장 신축 허가를 받았다.
한국씰마스타 대표 김 씨 아내 문 아무개 씨는 경기 김포 대곶면 농지를 2011년 5월 매입했다. 문 씨는 2012년 2월 농지를 공장용지로 바꾸고 공장을 신설했다. 2025년 11월 기준 김포 공장 등록 현황에 따르면 문 씨가 지었던 공장은 한국씰마스타 관계사 ‘케이에스엠페로텍’과 문 씨 개인이 소유한 유한회사 ‘한남’이 사용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고액 후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한국씰마스타라는 회사 이름을 단 한 번도 적시하지 않았다. 정치자금법상 국회의원 후원회에 1년에 300만 원 넘게 고액 후원한 명단은 매년 공개된다. 이 후보자는 고액 후원 명단에 한국씰마스타 대표 김 씨 직업을 ‘회사대표’ ‘회사원’ ‘자영업’ ‘대표이사’ ‘기타’ 등으로 적었다.
반면 다른 국회의원 고액 후원 명단에 김 씨 직업은 ‘한국씰마스타 대표’로 표기된 적이 있다. 김 씨는 이 후보자 외에도 여러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당시 한나라당) 소속 유정복 의원(현 인천광역시장)에게 2009년~2012년 매년 500만 원 후원한 김 씨 직업은 ‘한국씰마스타 대표’로 정확하게 적혔다. 민주당 소속 원혜영 의원에게 2008년~2012년 매년 500만 원 후원한 김 씨 직업도 ‘한국씰마스타 대표’로 적혔다.
이 후보자가 2005년 발의한 중소기업 공장 설립 규제 완화 법안은 2008년 5월 말 제17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 후보자는 법안 발의 이듬해인 2006년 3월 남편이 가진 한국씰마스타 주식을 백지신탁했다.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식 백지신탁 제도가 2005년 4월 본회의를 통과해 2006년 시행되면서다. 이 후보자는 2005년 4월 본회의에서 주식 백지신탁 제도를 도입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한국씰마스타는 직무 관련 주식이라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고 반발했다. 2006년 2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한국씰마스타가 직무 관련 주식이라는 판정을 받자 “몇십 년 된 가족 기업의 경영권과 관련된 것”이라며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결정은 부당하다. 이의제기 절차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백지신탁된 주식은 수탁기관에서 60일 이내 처분이 원칙이다. 하지만 2006년 3월 백지신탁된 이 후보자 남편의 한국씰마스타 주식은 이 후보자가 2008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2012년 퇴임할 때까지 처분되지 않았다. 결국 이 후보자 남편은 백지신탁한 주식을 돌려받았다.
이 후보자는 2016년 국회에 재입성한 후 남편의 한국씰마스타 주식 2133주와 관계사 케이에스엠 주식 2133주를 백지신탁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과 남편, 세 아들이 2016년 증여받은 케이에스엠 주식 총 2500주도 2017년 1월 백지신탁했다. 하지만 한국씰마스타와 케이에스엠 주식 모두 이 후보자가 2020년 퇴임할 때까지 처분되지 않아 다시 이 후보자 가족 소유가 됐다.
이 후보자 가족은 백지신탁된 주식을 돌려받으면서 백지신탁 기간 발생한 배당금도 모두 수령했다. 한국씰마스타는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이다. 지분 40%를 외국계 회사가 보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씰마스타 주당 배당금은 2004년부터 매년 적어도 1만 원에서 많게는 9만 3334원에 달했다. 이 후보자가 처음 국회에 입성한 2004년부터 2024년까지 21년간 이 후보자와 남편, 세 아들이 한국씰마스타와 케이에스엠에서 받은 배당금은 총 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후보자는 친척 회사 한국씰마스타 주식 보유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백지신탁한 친척 회사 주식을 돌려받은 게 백지신탁 취지에 맞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난 1월 7일 출근길 취재진에게 말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