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판단 보완해주는 강력한 파트너…응급상황서 맹활약
[일요신문] 최근 응급 및 임상 현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의료진의 ‘제3의 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 AI가 진료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핵심 장비로 자리매김했다.

AI 기반 신의료기술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입원환자의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AI다. 중환자실과 일반 병동에 도입된 ‘급성 상태 악화 예측 시스템’은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 호흡수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 기술의 핵심은 조기 ‘예측’에 있다. 의료진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미세한 수치 변화를 포착해 심정지나 패혈증(염증이 전신에 퍼지는 위험한 상태)이 발생하기 약 6시간 전에 미리 경고를 보낸다. 덕분에 의료진은 실제 위급 상황이 닥치기 전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온병원에서는 지난 2025년 이 시스템을 통해 연 6,834건의 모니터링이 시행되며 환자 안전을 지켜냈다. 영상 판독 분야에서도 AI의 활약은 눈부시다.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는 AI는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폐결절’이나 폐에 구멍이 나 공기가 새는 ‘기흉’ 등 수십 가지 이상 소견을 단 몇 초 만에 찾아낸다.

심전도 AI도 기존 검사에서 ‘정상’으로 판독됐던 데이터 속에서도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이나 ‘부정맥’의 위험도를 수치로 보여준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환자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 보이지 않는 위험 징후를 미리 건져 올리는 것이다. 이 심전도 AI 역시 연간 7,693건의 이용 실적을 기록하며 단일 AI 기술 중 가장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뇌졸중 환자를 위한 AI 기술도 돋보인다. 뇌혈관이 막혔는지를 판별하는 AI는 일반 CT 촬영 후 3분 이내에 결과를 내놓는다. 조영제 투여 없이도 신속한 판별이 가능해 뇌혈관 치료를 위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은 “AI는 의료진의 판단을 보완해주는 강력한 파트너”라며 “특히 응급 상황에서 AI가 제공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는 환자의 후유장애를 최소화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