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위 중 축출된 단종·광해군·연산군 순…역사 속 실존인물로는 이순신이 ‘티켓 파워’ 최고

13편의 흥행작 사극 영화에 등장한 역사 속 실존인물들의 티켓 파워를 살펴봤다. 티켓 파워에서 단종의 뒤를 잇는 역사 속 왕은 누구일까. 2위는 광해군, 3위는 연산군이다. 광해군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성적 11위인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의 주인공이며, 연산군은 역대 21위인 ‘왕의 남자’(1051만 명)의 주인공이다.
단종과 광해군, 연산군은 모두 재위 도중 축출된 조선의 왕이다. 광해군은 인조반정, 연산군은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왕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단종은 계유정난 이후 세조에게 양위했으나 이는 반정이 아닌 세조의 찬위로 평가된다.
비운의 왕이었던 이들이 한국 영화계에서 최고의 흥행 메이커가 됐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이들이라 영화는 물론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한다.

사실 단종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리 주목받는 왕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를 다룬 작품이 대부분 수양대군(세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탓에 단종은 유약하고 어린 왕 정도로만 그려졌다. ‘왕과 사는 남자’는 1956년 개봉 영화 ‘단종애사’(감독 전창근)와 1963년 개봉 영화 ‘단종애사’(감독 이규웅) 이후 무려 70여 년 만에 등장한 단종 중심의 영화다.
그 뒤는 5위 인조가 잇는다. 인조는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16위 ‘남한산성’(384만 명)과 136위 ‘올빼미’(332만 명)의 주인공이다. 인조반정으로 왕이 된 뒤 병자호란이 발발하며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큰 아픔을 겪은 인조는 장남인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에 휘말린 인물이다. 이런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두 편의 영화로 제작돼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6위는 영조다. 한국 영화 흥행 순위 56위에 오른 ‘사도’(624만 명)의 주인공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들인 사도세자와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사도세자는 왕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사망했다. 단종, 광해군, 연산군 못지않은 비극의 주인공이라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20위 ‘쌍화점’에 등장하는 고려왕이 있다. 공민왕이 모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 공민왕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배역 이름도 ‘고려왕’일 뿐이다.
역사 속 실존인물들로 범위를 넓히면 이순신 장군이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역대 흥행 순위 1위인 ‘명량’(1761만 명)과 39위 ‘한산: 용의 출현’(726만 명), 95위 ‘노량: 죽음의 바다’(457만 명)로 이어지는 3부작을 통해 무려 29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유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순신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위인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안시성 성주 양만춘 장군이 4위다. ‘안시성 전투’로 유명한 명장인 양만춘은 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안시성’으로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 영화 흥행 순위 70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역시 ‘안시성’에 등장한 연개소문도 공동 4위다.
한명회, 김종서가 조연 역할로 2, 3위에 오른 데 반해 양만춘은 주연으로 4위에 올랐다. 이렇게 양만춘은 이순신과 함께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명장이 됐다. 그 뒤는 ‘남한산성’(384만 명)의 최명길과 김상헌이 잇는다.
13편의 흥행작 사극 영화 가운데 두 편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3명으로 모두 ‘남한산성’ 출연진이다. 인조 역할의 박해일과 김상헌 역할의 김윤석은 ‘한산: 용의 출현’과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이순신 역할을 맡았다. 최명길 역할을 맡은 이병헌은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광해군으로 출연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