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을 그린 영화 '지슬'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해 화제다.
'지슬'(감독 오멸)은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제2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시간으로 27일 극영화 부문인 '월드 시네마 드라마틱'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선댄스영화제는 실험성 짙은 세계 각국의 독립영화들이 모이는 축제의 장이다.
▲ 영화 '지슬' 포스터 |
미국영화와 외국영화를 나눠 소개하는 영화제는 이들 영화의 장르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로 구분해 각 부문을 시상한다. '지슬'은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된 외국 극영화 가운데 최고상을 차지했다.
'지슬'은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된 직후부터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에 힘이 실렸었다. 미국의 유명 영화전문지인 '버라이어티'는 24일 '지슬'을 두고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각본과 연출을 겸한 오멸 감독은 놀라울 만큼 절제된 감정 표현을 보여준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지슬'은 1948년 11월 제주도에서 벌어진 실화를 배경으로 민간인 학살을 피해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목숨을 위협받는 극한 상황에서도 깊은 산 속에 숨어 감자를 나눠 먹으며 삶을 걱정하는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이 솔직담백하게 그려졌다. 영화 제목인 '지슬'은 감자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지슬'은 3월1일 제주도에서 먼저 개봉한 뒤 같은 달 21일 전국 상영관으로 확대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