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전과 방송인, 또 그물망에…
▲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승연. |
연예계를 겨냥한 검찰 수사의 시작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불법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를 받고 있는 연예인들에 대한 소환 조사였다. 이미 배우 장미인애가 소환 조사를 받았으며 이승연의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장미인애와 이승연 측 역시 보도 자료를 통해 모두 프로포폴 투약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투약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프로포폴 수사의 난점은 투약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마초나 필로폰 등은 투약만으로 문제가 되지만 프로포폴은 병원에서 합법적으로도 쓰이고 있어 의사 처방 등의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의료용으로 투약했다면 문제될 게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결국 몇몇 병원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몇몇 연예인의 프로포폴 투약 사실이 포착됐을지라도 수사당국이 불법 투약임을 입증해야만 이들을 관련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 투약임을 밝히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다.
따라서 검찰이 충분한 사전 준비를 마친 뒤 해당 연예인들을 소환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장미인애와 이승연의 검찰 소환 시점은 두 배우가 모두 출연 중이던 드라마의 촬영을 마친 뒤였다. 장미인애가 출연했던 <보고 싶다>가 종영했고, 이승연 역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 <대풍수>에서 하차한 직후에 검찰 소환이 이뤄졌다. 검찰이 이들이 출연 중인 드라마의 촬영 일정을 감안해 충분한 사전 조사를 마치고 소환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예계를 향한 검찰의 또 다른 사정 칼날은 전일저축은행 불법 대출 건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심재돈)는 지난해 11월 초 전일저축은행 불법대출 건에 연루된 혐의로 은경표 전 PD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고, 법무부는 11월 중순 이를 승인했다.
▲ 전일저축 불법대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빅3 MC들. |
이 사건은 은 전 PD가 대표로 있던 연예기획사 소속 유명 스타들의 명의가 불법대출에 이용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해당 연예인들의 명의가 이용된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등 방송가 ‘빅3’ MC들이 이 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추이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애초에는 특수 2부의 한 검사가 혼자 전일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을 담당했지만 지난해 12월 중하순경부터 특수 2부 검사 전체가 이 사건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서울중앙지검 내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다 유명 연예인들도 대거 연루된 사건이라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검찰은 연예인 해외 원정도박 관련 수사도 은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한 검사가 두 달 넘게 이 사건을 기획수사하고 있는데 점차 사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해외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대주는 방식으로 사채를 돌리던 유흥업계 거물 A 씨가 검찰 수사망에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텐프로 등 고급 유흥주점 관계자들에게 사채놀이를 하는 ‘전주’로 유명하다. A 씨는 연예인들과의 인맥도 화려한데 검찰은 일부 연예인들이 그에게 돈을 빌려 해외 원정도박으로 탕진했다는 정보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A 씨와 가까운 관계인 방송인 B 씨가 돈을 빌려 해외 원정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잡고 소환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방송인 B 씨가 이미 해외원정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는 점이다.
사정당국 주변에선 장미인애와 이승연의 소환은 신호탄일 뿐이고 연예계를 겨냥한 검찰의 사정드라이브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국세청, 연예기획사 정조준 내막
복지 재원 절실… ‘빅3’ 긴장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다양한 복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선 복지 재원 확보가 절실하다. 이 부분에서 박 당선인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국세청 역시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추가 세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에는 관련 범죄 외에도 세금 책정이 불투명한 업종도 해당된다. 국세청은 대표적인 곳으로 병원과 연예기획사 등을 언급하고 있다. 병원과 연예기획사의 세금 납부 실태를 중점 점검해 탈세 여부를 집중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탈세 의혹이 드러나면 검찰에 통보해 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 후 연예기획사에 대한 국세청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간에선 SM, YG, JYP 등 3대 가요기획사를 비롯한 대형 연예기획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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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새 정부 출범 후 연예기획사에 대한 국세청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간에선 SM, YG, JYP 등 3대 가요기획사를 비롯한 대형 연예기획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