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차량도 운행 못하는데 추가 면허…가평군 교통행정 도마

가평군은 지난해 6월 19일 택시 증차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법인택시 측은 증차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휴지 차량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당시 법인택시 관계자는 개인택시 중심의 운영 구조로는 심야시간대 택시 공급이 어렵다며 법인택시 증차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택시는 현재 부제도 없는 상황에서 자가용처럼 운행하는 경우도 많다”며 “개인택시 면허를 받아 나가시는 분들도 연세가 많아 심야시간 등 이용자들이 필요한 시간대에 적시에 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회의에 참석한 최정용 가평군의원은 법인택시 증차에 앞서 휴지 차량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총 14대 증차에서 법인이 상당 부분을 가져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휴차가 있는 상황에서 또 증차를 해주면 민원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군민을 위해 하는 정책인데 택시를 배분받아 세워 놓으면 안 된다”며 “개인택시에 배분하면 대부분 운행을 하지만 법인택시에 증차를 해주면 기사 부족으로 또 세워놓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논쟁 속에서도 가평군은 제5차 택시 총량제에서 개인택시 11대와 법인택시 3대 등 총 14대 증차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 법인의 경우 전체 차량 44대 가운데 약 9대가 휴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보유 차량도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면허를 추가 배정한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동운택시 노동조합은 최근 경기도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법인택시 3대 면허 배분 결정을 취소한 뒤 장기 무사고 운수종사자에게 재배분을 요청한 것이다.
노조 측은 “휴지 차량이 있는 업체에 면허를 추가 배정하는 것은 편의 증진과 택시 운행률 제고라는 증차 정책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군민 이동권 확보라는 공익적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평군에서 10년 이상 무사고로 근무하며 개인택시 면허 발급을 기다리는 장기 운수종사자들이 있음에도 법인택시에 면허가 추가 배정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 가평군 “정책적 판단 따른 배분”
이에 대해 가평군은 법인택시 면허 배분은 관련 법령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재량 범위라는 입장이다.
군은 민원 답변을 통해 “택시 면허 배분은 주민 이동권 확보와 교통서비스 안정성, 운송 수요와 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개인택시와 법인택시는 사업 구조가 달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인택시는 야간 운행 등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차 논의 과정에서 제기됐던 휴지 차량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가평군 교통행정의 판단 기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현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면허 배분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 속에 가평군 택시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