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숙객 10명 부상…3·6층 각각 300㎡ 미만 판단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 적용받지 않아

불이 난 건물은 명동·광화문 등 주요 관광지가 인접한 7층 규모 건물이다. 화재 당시 건물에는 캡슐호텔(3·6층)과 호스텔(7층) 등 숙박업소가 운영되고 있었다. 불은 캡슐호텔이 있는 3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3층과 6층의 캡슐호텔은 같은 업체다.
현행 소방법에 따르면 2022년부터 층수와 무관하게 숙박시설의 바닥면적 합계가 600㎡ 이상이면 스프링클러, 300㎡ 이상 600㎡ 미만이면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다. 현행 소방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특정소방대상물이 증축되거나 용도변경되는 경우에는 증축 또는 용도변경 당시의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캡슐호텔은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규모에 해당된다. 건축물대장을 보면 이 시설이 사용하는 3층(291.6㎡)과 6층(291.6㎡)의 바닥면적 합계는 약 583㎡다.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인 300㎡ 이상 600㎡ 미만에 해당된다. 해당 시설은 현행 소방법 시행 이후인 2024년 5월(3층)과 12월(6층) 각각 숙박시설로 용도변경을 진행했다.
그런데 해당 건물에는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용도변경 과정에서 관할 소방서가 소방시설 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하는데, 이 캡슐호텔은 숙박시설 용도변경을 약 7개월의 시차를 두고 진행해 각 층이 개별 시설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용도변경은 신청 단위로 검토하기 때문에 같은 업체일지라도 각각의 변경 사항을 기준으로 법을 적용한다”며 “해당 캡슐호텔은 3층과 6층이 각각 약 290㎡ 수준으로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300㎡ 이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방시설 설치 기준이 화재 위험 규모를 기준으로 설계된 만큼 최종적으로 형성된 시설 규모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승주 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는 “하나의 숙박시설을 용도변경 시점에 따라 나눠 판단하는 방식은 시설 규모를 기준으로 화재 위험성을 평가하도록 한 소방법 취지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오래된 건물일수록 노후도가 높고 화재 위험성도 큰 만큼 용도변경 등 건축행위 이후에도 시설 전체 규모와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