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교사 사망 후 처우 개선 요구 확산…휴게시간·병가 유명무실, 민원 대응 중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기도

국공립·민간 어린이집 등에서 일하는 보육교사의 처우는 임금과 근무 여건 전반에서 구조적 한계를 보인다. 2026년 교육부의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 기준에 따르면 1호봉 기준 보육교사 월 급여는 약 230만 원으로 주 40시간 기준 최저임금 월 환산액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다만 이 기준은 국공립 등 정부 인건비 지원 시설에 해당하는 것으로 민간·가정어린이집에서는 호봉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근속연수가 쌓여도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거나 사실상 초임 수준이 유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임진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은 호봉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기준이 정해져 있는데 민간 어린이집은 최저임금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라며 “교사들의 노력에 비해 임금은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임금뿐 아니라 근무 여건 역시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보육교사에게는 일정 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체 인력 부족으로 교사가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데다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에도 각종 기록 작성과 행정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병가 사용도 쉽지 않다. 사전에 일정이 잡힌 경우를 제외하면 갑작스럽게 쉬기 어려운 구조로 아파도 출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보육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교사는 “독감 판정을 받은 아이가 등원하면서 반 아이들과 담임인 나도 감염됐다”며 “원장에게 보고했지만 주말 동안 쉬고 월요일에는 정상 출근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최근 보육 현장에서는 학부모 민원 대응 등 감정노동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단순 돌봄 중심에서 벗어나 아동 개별 특성을 존중하는 보육이 강조되면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전 보육지부장은 “학부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민원이나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최근 한 보육교사는 무속인 학부모로부터 ‘교사와 아이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며 담임 교체 요구를 받았고, 이를 거부했다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사례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교사 개인에 대한 비난이 온라인 공간에 공개적으로 게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마저도 지역과 시설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함미영 전 보육지부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은 호봉제가 적용되지만 민간·가정어린이집은 경력이 쌓여도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는 구조”라며 “이런 구조에서는 수당을 일부 올리는 것만으로는 처우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단순한 처우 문제가 아니라 제도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교육과 보육이 분리된 체계 속에서 인력과 재정 운영 방식이 달라지면서 근무 여건 개선에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유보통합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처우개선비 인상 등은 일정 부분 의미가 있지만, 수당 중심의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처우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유보통합이 교육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민간과 국공립의 차이 없이 인건비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임진숙 회장은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의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유보통합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장의 어려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