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신속 심리” 요구 vs 어도어 “입증 준비” 필요…탬퍼링 쟁점 부상 속 조정 가능성도

이날 법정에는 양측 소송대리인이 참석했다. 어도어 측은 김앤장, 다니엘과 모친·민 전 대표 측은 법무법인 화우와 정박, 지암 소속 변호사로 구성됐다. 2024년 5월부터 하이브 대 민희진, 어도어 대 뉴진스 관련 분쟁을 맡아온 법무법인 세종도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측은 재판 진행 속도를 두고 뚜렷하게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다니엘 측은 “아이돌은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활동 가치가 높은 시기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다른 소송을 통해 주요 사실관계가 드러난 만큼 신속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까지 소송 대상에 포함시키고 변론준비기일 연기를 시도한 점을 보면 소송 지연 의도가 의심된다”고도 지적했다.
반면 어도어 측은 절차가 통상적인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어도어 측 소송대리인은 “소장 접수 후 3개월 만에 기일이 잡힌 것은 늦은 편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민사 절차와 동일한 속도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일 변경 신청에 대해서는 “피고 측 준비서면이 임박한 시점에 제출돼 이를 검토하고 입증 계획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쟁점이 복잡하고 위반 행위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증인 선정 등 추가 정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일에서 드러난 어도어 측의 소송 준비 상태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계약 위반을 근거로 2025년 12월 29일 다니엘 측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지만, 소 제기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주요 디지털 증거 확보와 입증 계획 정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통상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 소장 단계에서부터 핵심 주장과 입증 구조를 일정 수준 이상 갖추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준비 상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는 양측 모두에게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 쟁점에 대한 정리를 요구하며 조정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어도어는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의 소속사 이탈 및 복귀 지연에 영향을 미쳤고, 멤버들과 접촉해 계약 해지를 종용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탬퍼링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엔터업계의 탬퍼링 분쟁은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 않으냐”며 양측의 의사를 물었다. 어도어 측은 “(합의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고, 다니엘 측은 “거액의 위약벌 소송을 제기해 놓고 합의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반박했다.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의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대가로 받게 된 약 256억 원 상당을 포기하는 대가로 뉴진스 멤버들의 전원 복귀와 관련 소송 취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을 때는 침묵으로 일관했던 하이브·어도어 측이 이날 재판에선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판부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하면 좋겠다”고 권고한 만큼 일정 시점에서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다음 변론기일은 5월 14일과 7월 2일 오후로 예정됐다. 각 기일에는 어도어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인 채택과 관련 심문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