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자율주행 법인에 투자, 한화에어로와 AI 기술 관련 MOU도…“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

쏘카는 지난 4월 30일 1500억 원 규모의 자율주행 법인 ‘에이팩스모빌리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규 법인은 오는 5월 중 설립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쏘카에 65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해 주요 주주로 합류한다. 이후 크래프톤은 신설 법인에도 별도 투자할 방침이다. 자율주행은 피지컬 AI 적용 가능성이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앞서 크래프톤은 3월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기술 공동 개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양사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한화자산운용이 조성한 10억 달러 규모 AI, 로보틱스, 방위산업 분야 펀드에 크래프톤이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쏘카 건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건은 사업 영역과 진척 단계가 상이한 별개 사안”이라며 “쏘카가 신설할 법인의 사업 전망, 로드맵의 비전 등을 고려해 쏘카 측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4월 30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통해 AI 역량 강화 및 사업 진행을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제시했다. 글로벌 톱 티어 AI 연구 역량을 통해 게임 제작 및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정해진 대사와 행동만 수행하는 기존 NPC와 달리, 실시간 대화와 상황 판단이 가능한 AI 캐릭터인 CPC를 게임 ‘인조이(InZOI)’ 등에 탑재했다. 지난 4월에는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 브랜드 ‘라온(Raon)’을 출시했다.
크래프톤은 AI로 축적된 연구 역량으로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AI 기술 분야 강점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영역에도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미국에 로보틱스 연구법인 ‘루도 로보틱스(Ludo Robotics)’를 설립했으며, 올해 2월 한국 법인도 설립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AI 역량을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하려고 한다”며 “크래프톤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면 하드웨어에 강점을 가진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피지컬 AI는 3D(3차원) 공간 인지 기술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데 게임사들은 3D AI 생성 모델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게임사 입장에서는 생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따로 집행해 하드웨어 분야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진입하는 것보다 AI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점을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의 글로벌 인기 등에 힘입어 2025년 연간 매출 3조 3266억 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고치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1조 3714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치도 경신했다. 매출 상승세에도 주가 흐름은 신통치 못하다.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5월 6일 종가 기준 28만 4000원이다. 52주 최고가가 39만 3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주가 수준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명백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올해 2분기에 1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추가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사주 취득, 배당금 지급 등 주주환원을 강화했지만, 차기작 흥행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부재한 것이 크래프톤 주가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게임 포트폴리오에 있어 펍지(PUBG) 기반 IP 쏠림 현상이 크고, 글로벌 메가 IP 기반 다수 신작 성과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추가 IP 다변화를 위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긍정적 경과가 확인되면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크래프톤은 수익 모델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는데, 피지컬 AI를 차세대 동력으로 제시한 것은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며, “전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개발로 축적된 데이터와 피지컬 AI 기술은 상호 시너지가 크고, 벤처 DNA를 가진 크래프톤의 특성상 새로운 영역인 피지컬 AI 사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크래프톤 관계자는 “축적된 AI 역량을 기반으로 크래프톤만의 차별화된 이용자 플레이 경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며 “피지컬 AI는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며, 현재는 초기 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구체화된 내용이 생길 경우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