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소 0건, 몇몇 특검보 정치적 편향성 휘말려…무용론 비판 속 막판 히든카드에 대해서도 회의적

특검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일부 특검보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권영빈 특검보는 2022~2023년 사이 5개월여 동안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업무상 배임사건을 변호했다. 또한 2012~2014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을 변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결국 4월 16일 권 특검보는 하차했다.
김지미 특검보는 잦은 미디어 노출로 구설에 올랐다. 4월 9일 김 특검보는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제작한 콘텐츠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윤 전 대통령 등 주요 피의자 소환과 관련해 “빌드업 과정”이라면서 “곧 원하시는 장면을 보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김 특검보는 특검팀 인력 구성 및 주요 수사 대상 및 의혹,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설명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과 관련해 특검 지휘부가 공식 브리핑이 아닌 유튜브 방송 출연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변호사 출신의 한 특검 수사관은 자신의 특검 임명장과 날인 진술조서 인증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하며 “특검 수사 경력을 쌓으면 형사 사건에 대한 전문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적었다가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특검 경력을 변호사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두고는 선거 개입 논란이 일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윗선 개입 의혹으로 고발당했다. 특검은 4월 13일부터 한 전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고, 최근 출국금지 조치를 한 달 연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대표는 5월 12일 SNS를 통해 “출국금지 해놓고 아무것도 못한 채 불기소통지서만 덜렁 보냈던 지난 특검처럼, 이미 한 달 동안 출국금지만 시켜놓고 부르지도 못했으면서 무턱대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며 2차 종합특검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런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야말로 정치적 야심가들로 가득 찬 ‘민주당 정치특검’의 본질”이라면서 “동시에 이재명 정권이 누구를 가장 눈엣가시로 여기는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검찰개혁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는 정치 수사를 막기 위함이었다”면서 특검의 정치적 편향성을 꼬집었다. 그는 “수사 기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구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면서 “김지미 특검보의 유튜브 방송 출연이나 특검 구성원의 SNS 논란은 수사의 기본을 무색하게 만드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특검 기간은 5월 25일까지다. 수사 기간을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지만, 뚜렷한 수사 성과가 부재한 상황에선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막바지에 돌입한 특검은 5월 15일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을 소환했다. 특검의 ‘벼락치기’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인사 줄소환만으로는 특검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법조계 또 다른 관계자는 “2차 종합특검이 빈손으로 수사를 마칠 경우, 특검의 흑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사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특검이 정규 수사 기간에도 내지 못했던 성과를 추가 기간에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2차 종합특검이 3대 특검으로부터 수사 자료를 제대로 인수인계를 받았는지, 2차 종합특검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빌드업만 하다 끝나는 허무한 결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목만 똑같은 영화 후속작들이 혹평을 받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면서 “2차 종합특검이 딱 그런 포지션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2차 종합특검을 민주당이 추진할 당시부터 ‘선거용 특검’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면서 “새로운 사건을 발굴하면 대박이고, 아니면 전 정부 인사들을 소환해 분위기라도 조성하겠다는 식 막가파식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