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없는 재위탁·조례와 다른 요금 징수…시, 미신고 가설건축물 방치·지목 변경 누락까지 도마

이천시에 따르면 설봉공원 테니스장은 공식 온라인 예약 창구 없이 이천시테니스협회가 주도하는 현장 대기제와 전화 예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동호회가 주말 주요 시간대를 사실상 선점하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왔다.
중리동 주민 A 씨는 “예약을 신청하면 이미 예약을 완료했다는 답변만 돌아온다”며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창전동 주민 B 씨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특정 동호회 사람들이 예약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없는 그들만의 놀이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천시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온라인 시스템이 없어 아침에 대기 명단에 적는 방식이며, 대회가 주말에 몰려 있어 일반 시민들의 예약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운영 구조를 둘러싼 문제도 확인됐다. ‘일요신문i’가 입수한 계약서에 따르면 이천시는 2026년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이천시체육회와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천시체육회는 같은 기간 이천시테니스협회와 별도 위탁계약을 맺었다. ‘이천시→이천시체육회→이천시테니스협회’로 이어지는 재위탁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례상 필요한 사전 승인 절차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천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제21조는 수탁자가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전대(재임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의회 동의안이나 시장 승인 서류 없이 체육회가 협회에 전대한 것이 사실”이라며 “절차상 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수입금 관리 방식 역시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와 협회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징수된 이용료는 테니스장 전기료와 인건비 등 운영 경비로 사용되고 있다. 시와 체육회 사이 체결된 관리·운영 위탁계약서 제4조는 체육회가 사용계획과 운영 지출 서류, 결산 보고서를 연 2회 시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비 지출 후 남은 금액을 시가 회수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남은 금액을 시 금고로 회수하지 않고, 연말에 정산 자료만 받아 확인하고 있다”며 “잔액은 향후 운영 경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시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입이 시 세입으로 처리되지 않고 협회 운영비로 이월되는 구조에 대해선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시설물 관리 과정에서도 행정 절차상 허점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 테니스장에는 동호회원 휴게 공간 등으로 쓰이는 가설건축물 총 5개 동이 설치돼 있다. 4개 동은 과거부터 설치해 사용 중이고 1개 동은 이천시가 2024년 12월 자체 예산 494만 7000원을 투입해 설치했다. 하지만 세움터 건축행정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시설물들에 대한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이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2024년 설치한 컨테이너의 축조 신고 이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시 관계자는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가 누락된 것이 맞다”며 “향후 처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단속·관리 주체인 행정관청이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가설건축물을 설치하고 다른 다수의 가설건축물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논란이 제기되자 이천시는 뒤늦게 개선 방안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특정 이용자 중심 운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시설관리공단 위탁을 추진하고 온라인 예약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신고 가설건축물 4개 동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안에 자진 철거를 협의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 행정대집행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목 변경 누락에 대해서도 “조속히 예산을 마련해 관련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설봉공원 테니스장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예약 불편을 넘어 공공 체육시설의 위탁 절차, 이용료 징수, 수입금 관리, 시설물 관리 전반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돼야 할 공공시설이 특정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이천시의 철저한 실태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