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윤’ 7표 차 당선, 쇄신 요구 무시하면 내홍 불가피…민주당과는 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힘겨루기 전망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는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장동혁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내는 등 ‘원조 친윤’ ‘당권파’로 분류된다. 당 안팎에서는 ‘도로 친윤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 지도부가 원내대표 선거 날짜를 촉박하게 잡고 속도전을 벌인 것도 당권파가 정 원내대표를 밀어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수락연설에서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목소리에 결코 휘둘리지 않겠다”며 “이제 우리는 오직 국민과 당의 미래를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 우리에겐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 오직 민심을 받드는 하나의 국민의힘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당 쇄신의 바로미터로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꼽는다. 정 원내대표는 두 사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장 대표 사퇴 요구 목소리에 대해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하겠다”며 “중진 의원들의 말도 소중히 듣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원론적 답을 내놨다.
한 의원 복당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도 아직 복당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의원이 보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이 복당 의사를 밝힌다면 당내 의원들, 당원들의 의견까지 수렴해서 심사숙고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제 최고위원들이 줄사퇴를 해 지도부를 붕괴시키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가 지도부에 들어오며 그 방안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점쳤다.
원내대표 결선투표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와 김도읍 의원이 각각 55표와 48표를 받아 7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TK(대구·경북)가 아닌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지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의원을 위해 ‘무공천’을 주장하는 등 ‘친한계’ 및 소장파와 코드를 맞춰왔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의 변화를 원하는 친한계와 소장파 의원들의 표가 김도읍 의원에게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숫자가 예전보다 크게 늘어, 친윤 당권파와 비슷하게까지 갔다”며 “정점식 원내대표도 이런 쇄신 요구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약 다시 윤 어게인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강한 반대를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부터 ‘장 대표 사퇴론’을 두고 공개 충돌이 벌어졌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6·3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하자고 제안하자, 장 대표와 당권파 최고위원들이 반발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면한 원 구성 협상부터 단호하고 철저히 임하겠다”며 “거대 의석을 앞세운 여당의 입법폭주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모든 시도에는 한 치의 타협도 없이 단일대오로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6월 11일 조정식 국회의장과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잇따라 만났다. 첫 만남에서 한 원내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국회 원 구성 등을 앞두고 탐색전을 벌였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최근 중동 사안, 민생 현안 등 만만치 않다. 여야가 날을 새더라도 빨리 원 구성해서 양측 3기 원내대표는 일하는 모습, 효능감 있는 모습으로 국민께 평가받는 국회가 되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한 원내대표께서 많은 양보를 해주시면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핵심은 국회 법안 통과의 관문인 법제사법위원장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 등을 여권 주도로 처리하려면 법사위원장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사위원장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면서 소위 법사위를 통한 제1야당의 견제 기능이 무력화됐다”며 “우선 법사위원장 문제에 집중하고, 우리 당이 핵심 경제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