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남·전북·평택을·부산북갑, 당선자·득표율 예측 엇갈려…보수 결집·무소속 기호 효과·사전투표 보정 한계 변수로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방송사 출구·예측 조사보다 높게 나타난 지역이 많았던 점을 주목하며, 사전투표 표심 보정과 접전지 오차범위 해석 문제 등 조사 방식의 한계를 짚는다. 선거 전 치러진 여러 여론조사 역시 서울시장·전북도지사·경기 평택을 등 일부 지역에서 실제 투표 결과와 다른 흐름을 보여, 여론조사의 정확도와 해석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남겼다.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정 후보가 51.4%, 오 후보가 46.0%를 얻어 정 후보가 5.4%포인트 차로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JTBC 예측조사에서도 정 후보는 53.5%, 오 후보는 42.9%로 집계돼 격차가 10.6%포인트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 오 후보 득표율은 49.15%로 정 후보(48.13%)보다 1.02%포인트 높았다.
‘일요신문i’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록 자료를 집계한 결과, 선거 직전 주인 5월 25~31일 등록된 서울시장 지지율 조사 14건 중 13건에서 정 후보 지지율이 오 후보보다 높았다.

전북도지사 선거에서는 방송 3사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가 모두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의 우세를 전망해 실제 개표 결과와 같았지만, 선거 막판 여론조사 흐름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 후보는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48.5%, JTBC 예측조사에서 50.9%로, 김 후보는 각각 46.3%, 44.6%로 예측됐다. 실제 개표 결과는 득표 차가 더 벌어져 이 후보(51.22%)가 김 후보(41.78%)를 9%포인트 이상 격차로 당선됐다. 그러나 5월 25~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북도지사 여론조사 5건 중 4건에서는 김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도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발표한 선두 후보와 실제 당선자가 달랐다. 출구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42.6%)가 무소속 한동훈 후보(41.6%)를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표 결과 한 후보(42.96%)가 하 후보(41.26%)를 1.70%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다만 5월 25~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부산 북갑 여론조사 11건에서는 모두 한 후보 지지율이 하 후보보다 높았다.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방송 3사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 모두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접전을 전망했으나 실제 개표 결과 추 후보(53.92%)가 김 후보(45.05%)를 8.87%포인트 차로 앞섰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추 후보 49.9%, 김 후보 49.1%로 격차가 0.8%포인트에 그쳤다. JTBC 예측조사에서도 추 후보 49.2%, 김 후보 49.7%로 두 후보 간 차이는 0.5%포인트였다. 선거 직전 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대구시장 여론조사 9건 중 8건에서도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5%포인트 이하였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의 우세 전망은 맞았지만 실제 득표율 격차는 조사 결과보다 작았다. 개표 결과 김 후보는 48.73%를 얻어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45.74%)를 2.99%포인트 차로 앞서 당선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는 두 후보 간 격차를 각각 9.6%포인트, 12.4%포인트로 전망했다. 선거 직전 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울산시장 여론조사 4건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최대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울산 남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김태규 후보가 51.15%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전태진 후보(42.62%)를 8.53%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러나 5월 25~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울산 남구갑 여론조사 4건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모두 4%포인트 이내였다.

김관옥 시그널정치연구소장은 “이번 선거에서는 이른바 ‘샤이 보수’가 분명히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상계엄·탄핵 국면 이후 국민의힘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워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에서 충분히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다만 예측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차이를 보이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고, 가중치 보정 등 다른 분석 기법이 필요해질 수 있다”면서도 “‘샤이 보수’ 현상은 보수 진영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나타난 특이한 현상으로, 여론조사가 계속 이런 식으로 빗나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예측조사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특정 성향 유권자의 ‘숨은 표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출구조사는 본투표일 투표자를 중심으로 이뤄져 사전투표 표심은 별도 추정과 보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접전 지역에서는 작은 응답 편차도 최종 당선자 예측을 뒤집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오차범위 안팎의 격차를 특정 후보의 우세나 승리 가능성으로 단정해 인식하는 방식도 사전 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 결과의 괴리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와 같이 정당 소속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맞붙는 경우 투표용지상 기호나 순서가 유권자의 선택 단서로 작동하는 이른바 ‘기호 효과’가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역 전북도지사 신분으로 지난 4월 초 ‘돈봉투 제공 의혹’이 제기돼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 처리된 김관영 후보(무소속·기호 7번)는 앞선 여러 지지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기호 1번)를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선 낙선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후보 번호’ 영향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력 후보가)무소속 후보로 나온 전북도지사 선거와 같은 경우 기호 효과가 실제 투표 결과에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서울시장이나 경남도지사 선거 등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진 지역은 정치적 분위기상 특정 후보 지지층이 여론조사 응답을 주저해 응답률이 떨어질 수 있어 여론조사 결과를 승패 예측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론조사는 선거 결과를 100%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 판세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봐야 한다”며 “오차범위 안의 접전을 특정 후보 우세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