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음주 단속 현장 훈방조치 여럿, 면허취소도 1건…“적발 건수 줄었지만 치명적인 사고는 여전”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어느 정도 높아졌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여전히 누군가는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고, 누군가는 그로 인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다. 일요신문은 경찰청과 함께 음주운전 통계, 단속 현장, 교육 현장 등 관련 실태를 차례로 살펴본다. 음주운전은 그저 단속을 피해야 할 행위가 아니라 애초 선택하지 말아야 할 범죄라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 [편집자주][일요신문] “술 한 잔만 드셔도 운전은 안 하시는 게 맞습니다. 사고 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어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단속 시작 10여 분 만에 음주감지기가 반응했다. 운전대를 잡은 60대 남성은 “아까 막걸리를 한잔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차량에서 내려 경찰 안내에 따라 정밀 음주 측정에 응했다.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14%로 훈방 조치됐다.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면 운전면허가 100일 정지되고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0.08% 이상이면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0.2% 이상인 경우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진다.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관은 차량 안 공기 중 알코올 입자를 감지하는 음주감지기로 음주 정황 운전자를 먼저 걸러낸다. 2021년 도입된 신형 음주감지기는 운전자가 바람을 ‘후’하고 불지 않아도 2~3초면 알코올을 감지한다. 신속한 판별이 가능하다. 음주감지기에 알코올이 감지돼 빨간 불빛이 나오면 운전자를 차량에서 내리게 한 뒤 음주측정기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정밀 측정한다.
신형 음주감지기는 신속하면서도 차량 안 알코올 입자를 민감하게 잡아낸다. 알코올이 함유된 방향제나 워셔액에 반응해 음주감지기에 빨간 불빛이 들어오기도 한다. 조수석에 탄 동승자가 술을 마셔서 빨간 불빛이 나올 때도 있다.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27%. 남성 운전자는 “깜짝 놀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관은 “조금만 높았으면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예요. 술 드시고 3시간 쉬셨다고 하더라도 다음 날까지는 운전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당부했다.
이후 한 여성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17%로 훈방 조치됐다. 경찰관은 “오늘은 집에 가셔도 됩니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제야 여성 운전자는 음주 사실을 털어놓았다. “사실 아까 술을 먹긴 먹었어요. 카페에 들렀다 와서 괜찮을 줄 알았어요.”
“저기 화물차 하나 섰다. 빨리 뛰어가서 확인해 봐.” 이날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이끈 시흥경찰서 이정호 교통관리계장이 다급히 소리쳤다.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려고 정차한 것은 아닌지 확인을 지시한 것이다. 이정호 계장은 음주운전 단속 중 시야를 넓게 가지고 멀리서 오는 차도 살펴본다고 강조했다. 움직임이 미심쩍은 차량을 빠르게 제지하지 않으면 급가속해 도주하며 사고를 일으키는 등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음주운전 단속 중에는 안전띠 미착용,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무면허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 단속도 함께 이뤄졌다. 음주 측정을 위해 운전석 창문을 내렸더니 안전띠를 미착용한 사례가 여럿 적발됐다. 한 고령 운전자는 운전면허 갱신(적성검사)을 하지 않아 무면허 상태로 운전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여성 운전자는 음주측정에는 순순히 응했다.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1%. 면허 취소 기준 0.08%를 크게 웃돈 수치였다. 술을 언제 마셨냐는 경찰관 질문에 이 여성은 “10분 전에 마셨다”고 털어놓았다.
이정호 계장은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많이 퍼졌다. 술을 마셨으면 대리운전을 부르는 비율이 80~90%는 되는 것 같다. 나머지 10%가 문제다. 단속 건수는 줄었지만 치명적인 음주운전 사고는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라며 “가시적 예방 효과를 위해서라도 음주운전 단속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