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대세론’, 친청 최고위원 후보 전원 통과로 균열…‘첫 단추’ 충청 경선이 본선 흐름 가름할 이정표

선호투표제 도입으로 ‘김민석 대세론’은 더 강해졌다. 선호투표제는 1·2·3순위 후보를 선택하고, 1순위 개표에서 과반이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켜 2순위 표를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1·2·3순위를 모두 적지 않으면 무효표가 된다. 김민석 후보와 송영길 후보는 지지층이 겹쳐 서로를 2순위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탈락 후보 표가 친명 후보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대세론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른바 ‘신천지 개입’ 논란으로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 후보 측과 친명계 인사들은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해 특정 후보를 지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용서할 수 없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공방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 정청래’ 구도가 ‘김민석 대 정청래’ 구도로 바뀌었다. 이는 정 후보가 원하는 그림이기도 했다.
7월 23일 예비경선에선 ‘팀정청래’ 후보들이 모두 본경선에 진출하며 저력을 보였다. 최민희 후보는 본선 진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저는 중앙위원 표가 거의 없었다”고 적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50%·권리당원 50%가 반영됐다. 투표율은 중앙위원 88.38%·권리당원 37.42%였다. 최 후보 말이 사실이라면 ‘친청계’ 후보들은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뜻이 된다.
중립 성향의 민주당 한 인사는 “정 후보가 많이 올라온 게 사실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역전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렇게 나오면 반대 진영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박찬대 의원 사례를 경험해 본 적 있어서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때도 박찬대 의원이 될 거라고 대세론이 나왔었다”고 설명했다.
‘친명계’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본경선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권리당원 70%·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전 당원 1인 1표제’ 도입으로 당원과 대의원 표 가치가 같아졌다. 당심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되는 구조인 셈이다. ‘친청계’ 후보들이 예비경선에서 보여준 당심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투표율이 낮을수록 ‘친명계’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는 ‘전 당원 100% 투표’ 구호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7월 28일 경남 창원 권리당원 강연회에서 “혹시나 이상한 사람들이 끼어들어도 다 압도할 수 있는 압도적인 100% 당원 투표가 돼야 하기에, 당은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친명계 일각에선 최근 정 후보의 상승세를 두고 지지층 결집 효과일 뿐 판세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도 한다. 정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지만, 선호투표제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친명 진영이 우세하다는 판단이다.
한 친명계 초선의원은 “(정 후보가) 연임을 할 특별한 명분도, 이유도 좀 찾기 어려운 거 아니냐. 소위 ‘명청 대전’으로 표현되는 당청갈등 상황을 정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확실한 파트너가 필요한 것 아니냐. 이런 큰 흐름을 바꾸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온 정 후보보다는 총리로 함께 일했던 김 후보가 당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란 취지다.
이 의원은 “(이전보다) 더 강한 지지가 있어야 연임이 가능하다. (정 후보 지지율은) 작년에 비해 거의 반 토막 났다. 작년에는 일부 권리당원들의 기대가 있어서 대표가 됐는데, 1년 동안 하는 거 보니까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절반이 등을 돌린 거다. 당원들의 평가는 사실상 이미 이뤄졌다고 본다. 크게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당대표 후보들은 기선제압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김민석 후보는 27일과 29일 충청권을 찾아 허태정 대전시장·박수현 충남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충청권 메가 프로젝트 공약 달성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392조 원 규모의 충청권 첨단 기업 투자 약속을 조속히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송영길 후보는 28일 충주시, 대전광역시 등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송 후보는 “단순히 대통령 말씀을 뒷받침하는 것만 해서도 안 되고 대통령과 싸우고 각을 세우는 사람이 돼서도 안 된다”며 김민석·정청래 후보에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면서 “(6·3 지방선거를) ‘이겼는데 뭘 그러냐’라고 하면서 출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당대표 연임 도전 명분이 부족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정 후보는 7월 19일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배우자인 김정옥 씨가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 당원들의 구심점이자 충청권 맹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자신의 고향인 충남 금산군이 있는 만큼 홈그라운드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평이다. 정 후보 측은 충청지역에서의 승리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관련기사 정청래 안방 지키느냐 뺏기느냐…민주당 전당대회 첫 승부처 충청은 지금).
한 민주당 관계자는 “(충청에서) 1강 2중, 2강 1중, 2강 1약 등 첫 레이스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의 전반적인) 기조가 잡힐 것이다. 그 흐름에서 바람이 일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청권 투표 결과가 최고위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친명계 인사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충청권과 (그다음 지역인) 경상권 투표를 보고 (호남·수도권에서) 전략적으로 투표를 할 것이다. (최고위원 후보 중) 뒤처진 사람은 다시 올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고위원 선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친청계’가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는 1인당 2명을 선택할 수 있다. ‘친청계’ 지지층 사이에서는 최민희 후보를 상수로 두고, 홀수 월생은 한민수 후보를, 짝수 월생은 이성윤 후보를 뽑는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여성 몫 최고위원 자리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전망이다. 최민희 후보가 높은 인지도와 강성 이미지를 바탕으로 1위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고위원 상위 5명 안에 여성이 없는 경우 최대 득표를 올린 여성 후보를 당선시키는 할당제를 운용하고 있다. ‘친명계’에서는 서미화 임미애 후보가 대항마로 나선 상황이다.
민주당 한 보좌진은 “솔직히 집안싸움이 박 터진다. 김민석 후보가 5명 다 같이 들어가자고 했지만 (교통정리가) 사실 늦었다. 당대표 당원 지지만 봐도 반반인 수준으로 보이니 (친명계에서) 다섯 자리를 가져가는 것은 수사(에 불과할 것이)다. 누가 자력으로 들어가고 단일화를 하자고 할지 앞으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