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데이터 활용해 냉방시설·무료 생수 위치 등 안내…지자체마다 제각각인 보행망 데이터는 전국 확대 걸림돌

대기업이 만든 네비게이션 앱 사이에서 해당 앱이 이처럼 화제가 된 까닭은 무더운 날씨 속 햇볕을 피해 걸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뚜벅이'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해당 앱은 국토교통부와 공공데이터포털이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길에 '그늘로'를 이용한다고 밝힌 회사원 김 아무개 씨(33)는 "앱이 안내하는 대로 그늘 길 위주로 걸었더니 시간 자체는 조금 늘어났지만 훨씬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면서 "버스를 탈 때도 '그늘로'를 이용하면 햇빛이 덜 드는 창가를 알려줘 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늘로'는 이용자가 목적지를 입력하면 시간대에 따라 움직이는 건물 그림자와 태양 고도 등을 계산해 그늘 위주의 길을 안내해 준다. 게다가 버스나 지상 구간이 포함된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오른쪽 (창가) 추천·그늘 68%' 같은 식의 정보를 제안해 햇빛을 덜 받는 방향을 계산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해당 앱을 개발한 대학생 유민준 씨(23)에 따르면 8월 10일 기준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가 6만 5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전역에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8월 초에는 '그늘로' 일일 이용자 수가 2만 명을 돌파, 앱 접속에 어려움이 나타나기도 했다.
기존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는 해당 앱을 다운로드할 수 없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토스 '앱인앱'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앱인앱은 앱 안에서 별도의 설치 없이 다른 앱이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하지만 이제부터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도 '그늘로' 앱을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다. 8월 12일 '그늘로' 개발자 측은 "안드로이드 버전 심사가 완료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됐다"면서 "빠르게 업데이트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평범한 20대 회사원이라고 소개한 '에어컨 정거장' 개발자 염지석 씨는 "요즘 밖에서 (대중교통을) 기다리다 보면 녹을 듯이 덥다"면서 "에어컨 나오는 정거장만 모으는 지도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서울시와 성남시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스마트쉘터와 지하철 쉼터 위치를 표시해주는 '에어컨 정거장'은 내 위치를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곳을 안내해 준다. 또한 지자체가 제공하는 무료 생수의 소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헛걸음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에어컨 정거장'은 웹 페이지뿐만 아니라 토스 앱인앱 서비스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제공되는 정보와 실제 현장 상황이 달라 발생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용자들로부터 현장 제보를 받아 지도에 표시된 정보에 오류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테마지도 개발자들은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공공데이터의 형식과 접근성 때문에 서비스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늘로' 개발자인 유민준 씨는 국내 지도 데이터를 이용할 때 드는 높은 비용과 파편화된 공공 데이터를 문제 삼았다. 특히 보행망 데이터의 경우 전국 단위로 통일되지 않고 지자체별로 흩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에어컨 정거장' 개발자 염지석 씨 역시 수도권을 벗어나면 스마트쉘터 등 관련 데이터 접근이 어려워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익 목적이 강한 테마지도 앱으로부터 국민들이 편의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자체별로 흩어진 공공데이터의 형식과 제공 기준을 표준화하고, 민간 개발자가 이를 손쉽게 연계·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익성이 높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지도 데이터 이용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