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차원 지원 받았다는 응답 11.1% 그쳐…10월 개정법 시행 앞두고 “교사 제외·학교장 책임 명확히 해야”

이는 서이초 사건 이후 추진된 ‘기관 중심 민원 대응’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의 ‘2026년 학교민원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학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을 중심으로 학교민원대응팀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지만 ‘학교 여건에 따라 달리 운영이 가능하다’는 단서를 두고 있다.
유상범 교사노동조합연맹 교권국장은 8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9·4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3년, 교권은 회복되었는가?’ 토론회에서 “이 단서 조항이 현장에서는 교사를 민원대응팀에 포함시키는 근거로 오용되고 있다”며 “민원대응팀은 교사를 민원으로부터 분리·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임에도 정작 보호받아야 할 교사가 팀원으로 포함돼 민원을 직접 응대하는 기형적 구조가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민원대응팀의 현장 체감도도 낮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민원대응팀 구축률은 99.9%에 달하지만, 초등교사노조의 ‘학교 민원 대응 체계 운영 실태조사’ 조사에서는 자신의 학교에 민원대응팀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교사가 48.6%였다. 민원 발생 시 학교 차원의 적절한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도 11.1%에 그쳤다.
공식 민원 창구를 거치지 않고 교사에게 직접 전달되는 민원도 여전했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통한 민원이 있다는 응답은 9.5%였으며, 개인 연락처로 민원이 제기됐을 때 학교 차원에서 이를 거부하거나 공식 창구로 안내해 교사를 보호하고 있다는 응답은 6.6%에 불과했다. 반면 민원 응대를 거절하기 어렵거나 응대를 요구받는 분위기, 학교 차원의 보호 조치가 전혀 없다는 응답을 합하면 93.4%에 달했다.
정부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가 민원을 직접 감당하던 구조를 학교·교육당국 중심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추진해 왔다. 올해 1월에는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고, 2월 ‘2026 학교민원 처리 매뉴얼’을 보급했다. 3월부터는 온라인 학부모 소통 시스템 ‘이어드림’을 학교 현장에서 본격 운영하고 있다. 4월에는 학교민원대응팀과 교육지원청 학교민원대응지원팀 등의 설치 근거를 담은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공포돼 오는 10월 29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교사노조연맹은 오는 10월 개정 초·중등교육법 시행에 맞춰 마련되는 하위법령에 학교장의 민원 대응 책임과 교사의 민원대응팀 제외 원칙을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교민원대응팀의 장을 학교장으로 명시하고 교감을 대응팀에 포함하되 교육활동 중인 교사는 팀 구성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처리가 어려운 특이민원은 교육지원청 학교민원대응지원팀으로 이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지원팀에 교원 출신 교육전문직원과 법률·심리 지원 인력을 연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