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분 방식 놓고 공방…정부 “학생 1인당 지원 유지·확대” vs 교육계 “대학·평생교육까지 사용처 넓히면 초·중등 몫 줄어”

교육교부금은 지방교육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지역 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1972년 도입된 제도다.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전국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한다. 교육교부금은 학령인구 변화와 관계없이 내국세 규모에 연동되는 구조여서 초·중·고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규모가 증가해 왔다. 실제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 2000억 원에서 2025년 70조 7542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세수 증가에 따라 81조 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초·중·고 학생 수는 2000년 약 795만 명에서 2025년 약 502만 명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현재 교육환경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 초·중등 학령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대학 재정난과 평생교육 수요 확대, 유보통합 추진 등에 따른 재정 수요는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기획예산처는 내국세와 연동된 교육교부금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학령인구 비중 변화를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교부율은 유지하되 사용처는 기존 초·중등교육 중심에서 영유아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7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구조조정에서 성역으로 간주해 온 의무지출에 대한 혁신도 본격화하겠다”며 “지방교육교부금에 대해 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투자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고 교육교부금 체제 개편을 공식화했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소규모 학교 운영, 특수학급 확대, 과밀학급 해소 등에는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학생 수 감소폭만큼 학교 수나 교원 수가 함께 줄어드는 것도 아닌 터라 교육재정 수요를 단순히 학생 수 변화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시·도교육감들은 “교부율 20.79%는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지금은 교육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교육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교원단체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7월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사노동조합연맹·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3개 교원단체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재정은 오히려 현재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학교 현장에서는 운영비와 교육활동비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예산 부족은 수업 지원, 시설 개선, 급식과 안전 예산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보여주기식 사업과 학교 현장과 동떨어진 예산 집행은 개선하되 학생의 배움과 학교의 기본 여건,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해 제대로 쓰이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계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교육교부금 총액을 줄이거나 초·중등 교육 투자를 축소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홍근 장관은 “교육계는 (교부금을) 왜 축소하느냐고 묻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미래교육 수요에 대응해 교부금 총액은 늘리고 학생 1인당 예산도 계속 늘린다”고 설명했다.

교원단체들은 “고등교육, 평생교육, 보육기관 지원을 유·초·중등교육 재정 전용으로 해결하지 말고 별도 국가 재정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늘봄학교, 디지털 교육 등 국가 정책사업도 학교와 교육청에 떠넘기지 말고 별도 재원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액 유지 여부를 넘어 교육재정을 어떤 분야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정부는 교육계 반발에도 교육교부금 개편 추진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7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45 국가발전 전략’ 수립 계획과 함께 경제 여건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교육교부금을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가 교육교부금 개편을 주요 재정개혁 과제로 제시하면서 교육재정의 규모와 배분 방식을 둘러싼 논쟁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