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영등포구 현장점검·행정조치에도 매각 0건…변상금·이행강제금만 3억 넘게 쌓여

계약 주체는 기재부로부터 국유재산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캠코는 나머지 관련 필지의 대부계약도 모두 해지하고 지자체와 협업해 국유재산 이용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같은 달 기재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국유지를 무단 활용한 불법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계획”이라며 “불요불급한 유휴 국유재산을 민간이 보다 생산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매각 또는 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요신문i’ 취재 결과 2022년 이후 4년이 지났지만 집결지 내 국유재산 매각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캠코는 2022년 9월부터 최근까지 총 9차례 현장점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집결지 일대 10개 필지의 무단점유자에게 변상금을 부과해왔지만, 실질적인 점유 해소나 매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부과된 변상금은 약 2억 6000만 원에 달한다.
캠코 측은 일대 토지·건물의 권리관계가 복잡한 탓에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코가 관리하는 국유지 중에는 필지를 국가와 민간이 지분으로 나눠 소유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국가가 단독 소유한 필지 위에 여러 건물이 일부씩 걸쳐 들어선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매각에 앞서 지상 시설물을 정리하고 명도(건물이나 토지를 비워서 정당한 권리자에게 넘겨주는 행위)를 마치는 과정이 필요한데, 국가 소유 부분만 따로 떼어 점유를 해소하거나 건물 일부만 철거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일대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점도 국유재산 처분에 제약으로 작용했다. 관련 법령상 일대 필지를 재개발 사업시행자에게 매각해야 하는 구조여서 자유로운 처분이 어렵다는 게 캠코 측 설명이다.
이에 캠코는 시설물 정리와 명도를 위해 2024년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영등포구에 철거명령 등 행정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등포구청은 국유지 무단점유 여부와 별개로 건축법상 위반건축물에 대해서만 처분할 수 있고, 실제 철거까지 나서기도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시설물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구청은 불법 증·개축된 건물에 대해 원상복구를 명령할 수 있을 뿐 토지 무단점유 자체는 소관이 아니다”라며 “점유자가 있는 경우 강제로 철거하기도 어렵고, 일대는 한 필지에 건물이 두세 채씩 들어선 경우도 있어 건물 일부만 철거하면 다른 건물의 구조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구청의 조치도 이행강제금 부과에 머물렀다. 구청은 캠코가 조치를 요청한 10개 필지 가운데 6개 필지의 7개 건축물에서 무허가·불법 증축 등 위반사항을 확인해 현재까지 총 1억 69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현장에서는 변상금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더라도 실제 납부나 점유 해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집결지 내 쪽방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여기 사람들은 갈 곳도 없고, 나라에서 나오는 지원금 받아서 거기에 맞춰 월세 내고 겨우 사는 사람들”이라며 “부과금을 내라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체 부과액 3억 6690만 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1억 7400만 원이 체납됐다. 캠코가 부과한 변상금 가운데 약 1억 1000만 원, 영등포구가 부과한 이행강제금 가운데 약 6400만 원이 각각 체납된 상태다.
점유 해소와 시설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유지가 다시 불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일대는 올해 2월까지도 성매매 영업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불법 가건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단속이 느슨해질 경우 언제든 다시 성매매 영업에 활용될 우려가 있다”며 “일대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무단점유와 불법건축물 등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코 관계자는 “일대 국유지 가운데 현재 성매매 업소를 운영 중인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공사는 앞으로도 지자체, 경찰서 등과 협력하여 불법시설물로 무단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예방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며, 가급적 필지를 신속히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