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자산 정리·연결 실적 회복 성과 거뒀지만 철강 수익성 악화…창사 첫 파업·주가 부진까지 변수 산적

포스코그룹은 1968년 포항제철로 출발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에너지를 아우르는 국가 기간산업체로 성장했다. 2000년 민영화 이후 사세를 확장했으나,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8.17%) 외에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인 데다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 교체를 전후해 회장이 중도 퇴진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CEO 인선 때마다 이른바 ‘관치’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2000년 민영화 이후 5대 유상부 회장부터 6대 이구택, 7대 정준양, 8대 권오준 회장까지 모두 연임에 성공했지만, 새 정부 출범 전후로 중도 사퇴했다. 정권 교체 속에서도 연임 임기를 온전히 완주하고 물러난 전례는 직전 최정우 회장이 유일하다.
장 회장의 연임에 긍정적인 요소로 거론되는 것은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한 현금 확보와 그룹 실적 개선이다. 장 회장 체제에서 포스코그룹은 80여 건의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2조 2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인천 연수구) 매각 등 추가적인 ‘군살 빼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실적 역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철강 업황은 둔화 추세지만 리튬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고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 사업이 선방하면서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8% 늘어난 1조 5258억 원, 매출은 6.1% 늘어난 37조 1348억 원을 기록했다.
현 정부와의 접점을 크게 넓힌 점도 연임 변수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장 회장은 올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과 인도·베트남, 몽골, 남미 3개국 등 해외 순방에 잇달아 동행했다. 이 기간 이 대통령과의 공식 회동은 총 9차례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차례)에 이어 재계 총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제기됐던 정권과의 거리감을 좁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사 갈등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임금 협상 난항 끝에 지난 9~11일 48시간 1차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6~21일 120시간 2차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2% 인상안을 제시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과 주요국의 관세 인상 등 대외 악재로 임금 인상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줄었다.
반면 노조는 2022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포스코홀딩스로의 배당과 수천억 원 규모의 브랜드 사용료·임대료 지급 등으로 그룹 차원의 상당한 자금 이전이 이뤄진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철강 본업 현장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5년 기준 포스코홀딩스에 배당금 8002억 원, 브랜드 사용료 836억 원, 임대료 456억 원 등 총 9294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노조는 현재 집행부 선거 일정으로 다음 달 2일까지 쟁의행위를 일시 중단했으나, 앞선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약 92%가 파업에 찬성한 만큼 새 집행부 출범 이후 협상 과정이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를 경청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며 노사 상생과 조속한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장 회장이 최근 ‘2026 포스코포럼’을 주재하며 미래 전략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등 사업 구조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연임 도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 회장이 추진 중인 사업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을 위해 연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면서 “다만 창사 첫 파업 사태와 주가 급락으로 돌아선 주주들의 불만을 조속히 수습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