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뮤직비디오 감독판 서면 동의 없이 공개…재판부 “구두 동의 있었어도 계약 위반”

위약벌 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범위는 1심과 달랐다. 앞서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돌고래유괴단의 계약 위반을 인정하고 제작 용역대금 약 20억 원의 2배인 약 40억 원을 위약벌로 산정했다. 이 가운데 어도어가 10억 원만 청구해 소를 제기한 만큼 돌고래유괴단에 해당 금액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반면 항소심은 약 40억 원으로 산정된 위약벌 가운데 10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배상액에는 변동이 없었으나 1심에서 유효하다고 본 위약벌의 상당 부분이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2024년 8월 돌고래유괴단이 자체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감독판이었다. 신 감독이 이끄는 돌고래유괴단은 어도어와 용역계약을 맺고 뉴진스의 '디토'(Ditto)와 'OMG' 등의 뮤직비디오도 제작했다.
애플과 협업해 제작된 'ETA' 뮤직비디오는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공식 뮤직비디오 외에 돌고래유괴단이 별도로 게시한 감독판에는 결말 장면 일부가 추가됐다. 어도어는 해당 영상이 광고주인 애플과의 협의 없이 공개됐으며 계약에서 정한 동의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게시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재임 당시 영상 공개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경영진이 교체된 어도어 측이 기존 합의를 뒤집고 무단 게시라는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언론플레이를 중단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신 감독이 운영하던 뉴진스의 비공식 팬덤 채널 '반희수 채널'에 게시된 영상까지 삭제되면서 갈등이 확대됐다.
이후 어도어는 2024년 9월 돌고래유괴단과 신 감독을 상대로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벌 10억 원과 명예훼손 등에 따른 손해배상 1억 원 등 총 11억 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신 감독도 같은 해 11월 어도어 경영진이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형사 고소에 나섰으나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2025년 7월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민사재판에서는 영상 공개를 허락받았는지, 허락이 있었다면 그 방식과 내용이 계약상 요구되는 조건을 충족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영상 게시를 사전에 구두로 협의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돌고래유괴단도 이러한 합의를 근거로 계약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설령 민 전 대표의 구두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서면 동의 없이 감독판을 공개하고 애플 관련 요소를 제거하지 않은 행위는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어도어가 주장한 저작권 침해와 명예훼손 등 나머지 손해배상 청구는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