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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2일 월드컵 4강진출 기념 카퍼레이드에 서 히딩크와 함께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MJ. | ||
특히 그는 8·8 재보선 참패 이후 신당 창당의 격랑에 휘말려 있는 여권의 ‘대안론’으로 급부상하면서 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정 의원은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앞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최대 약점은 치솟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권 야망의 승부수를 던질 만큼 탄탄한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정 의원 중심의 신당 창당이나 민주당 편입 여부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 그는 얼마전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에 대해 내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 행보를 본격적으로 내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가에선 정 의원의 대권 야망의 레이스를 관전하려면 정치권이 아닌 다른 곳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로 녹색 ‘그라운드’를 지칭하는 것이다. 정 의원이 2002월드컵을 통해 지지도를 올렸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는 월드컵이 끝난 현재도 스포츠이벤트를 통한 입지강화의 비책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가에선 정 의원의 대권행보에 큰 변수를 줄 요인으로 히딩크 감독을 꼽는다. 히딩크 감독은 다음달 초 남북친선 축구경기 참관을 위해 한국을 다시 찾는다. 최근 박항서 전 월드컵대표팀 코치가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것을 두고 “히딩크가 사실상 감독직을 수행할 것”이란 소문이 축구계에 널리 퍼져 있다.
박 신임감독은 히딩크를 1년 반 가량 보좌하면서 히딩크의 축구지도 스타일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했지만 감독 경험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이는 곧 박 신임감독에게 팀을 맡겨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이른바 ‘원격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히딩크가 A매치 경기(국가대표간 경기)마다 감독석에 앉아 감독직을 수행할 것이란 관측도 곁들여진다. 그러나 다음달 남북 축구경기에서 히딩크가 감독역할을 수행할 지 단순히 관중석에서 경기를 참관할 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
히딩크에 대한 이같은 구애공세를 두고 축구계와 정가에선 ‘정몽준 의원이 대선을 위해 히딩크 효과를 보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2002월드컵에서 여러 스타들이 배출됐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월드컵 기간 한달 동안 유력 대선후보 반열에 올라선 정 의원이었다. 월드컵 관련 이벤트는 결국 정 의원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의 인기 유지 역시 결국 정 의원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오는 9월29일 개최되는 부산아시안게임 역시 정 의원을 돋보이게 할 대목으로 꼽힌다. 박항서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상당수 월드컵 멤버들을 아시안게임에 중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최대인기종목인 축구에서 월드컵 향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석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측은 3백50여명의 선수단은 물론 대규모 응원단 파견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답방설마저 나도는 상태다. 만약 김정일 위원장이 부산아시안게임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이는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은 또 하나의 역사적 스포츠이벤트가 된다.
현 정권 들어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대그룹과 정 의원을 분리시켜 생각하기는 힘들다. 북한과 부산아시안게임의 연결고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정 의원에 대한 시선은 기대감으로 채워질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이미 날개가 한풀 꺾인 청와대보다도 정 의원이 더욱 북한특수를 누릴 것이란 시각도 많다. 정치권이 아닌 녹색그라운드에서 벌어질 스포츠 이벤트가 과연 정 의원에게 얼마 만큼의 정치적 효과를 가져다 줄까.
정가에선 히딩크가 한국을 다시 찾고 아시안게임이 북한과 화해무드를 조성하는 계기가 되면 정 의원은 연말 대선 정국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최근 남북관계는 J아무개 의원 띄우기와 관련 있다”며 정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아시안게임 폐막식은 10월14일이다. 대선까지 불과 2개월만을 남겨놓은 시점. 한 정치권 인사는 “노무현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이회창 후보를 추월했지만 3개월이 지나서 노풍은 효력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대통령 후보로서 조기 가시화되면서 언론과 야당의 검증 및 공격과정이 노풍의 위력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정 의원의 경우 스포츠이벤트에 주력했다가 아시안게임 폐막 이후 대선전에 뛰어들 경우 후보로서의 검증과정이 길지 않다는 시간상의 이점을 노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혁성향과 서민적 이미지로 바람을 일으킨 노 후보의 지지율이 이회창 후보에 처진 시점과 비교할 때 정 의원에겐 노 후보 만큼 ‘혹독한’ 검증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에서 대선후보로 활약할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정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관측.
물론 정치적 약점은 정 의원에게도 도처에 산재해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 의원이 그동안 정치권에서 두드러진 역량을 보인 적이 있던가”라며 “대선을 앞두고 다른 대선후보들과 TV토론 같은 자리에서 맞붙으면 여지없이 핀치에 몰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인사는 아시안게임 폐막 이후 대선까지 남은 두 달 동안 정 의원으로선 스포츠이벤트를 통한 특수만를 한껏 누릴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 의원의 약점으로 거론될 사안들이 검증시간 부족 탓에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월드컵과 자신의 정치행보는 전혀 별개사안이라며 정-스포츠 분리론을 펴왔다. 히딩크 재영입 시도와 자신의 대권행보는 무관하다는 개 그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 정치권 인사는 “월드컵과 정 의원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유권자가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월드컵 감동이 지속돼야 정 의원이 대선후보로 활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 의원의 꿈은 스포츠를 축으로 이루어진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