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출신들 “쓴맛만 볼 순 없다”
최근 몇 년간 점유율 하락을 보이고 있는 한국네슬레의 ‘네스카페’와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 커피믹스 제품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맥심’의 동서식품이 79.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12.6%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국네슬레(네스카페)가 5.1%로 3위, 롯데칠성(칸타타)이 1.4%로 4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지난해 11월 ‘골든카페 모카골드’를,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 1월 기능성 ‘강글리오 커피’를 출시하며 대표적인 ‘레드오션’인 이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
네슬레의 한국법인 한국네슬레는 연매출 100조 원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라는 모기업의 후광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에서 한때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동서식품과 굳건한 양강 체제를 구축했지만, 지난 2010년 남양유업이 커피시장에 진출하고 불과 6개월 만에 2위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이후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져 현재는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네슬레는 지난해 ‘테이스터스 초이스’와 ‘네스카페’ 두 개의 브랜드를 ‘네스카페’ 하나로 통합하고, 광고모델도 새로 선정하는 등 고육책을 내 놨지만 한 번 하락한 점유율은 좀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동서식품의 ‘맥심’
한국네슬레는 지난 2011년부터 두유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과 협약을 체결하고 네스카페 캔커피 판매대행을 진행해 오고 있고 과거에도 농심, 해태제과 등과 계약을 통해 위탁 판매를 실시한 적이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 남양유업보다 5개월 앞선 지난 2010년 7월 ‘칸타타 오리지날 골드’를 출시하며 커피믹스 시장에 들어왔지만 점유율이 1%대에 머물고 있다. RTD커피(Ready To Drink Coffee, 바로 마실 수 있게 포장된 캔·컵·병 등의 형태로 된 커피) 국내 1위 업체지만 커피믹스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는 것. 롯데는 커피믹스 사업 부진 만회를 위해 무빙카페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커피믹스 상품권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네슬레와 롯데칠성이 모기업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상호 협력을 통해 각자 실리를 추구하는 방안 중 하나로 판매대행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