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의 라이벌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도, 김연아가 잠시 은반을 떠난 동안 왕좌에 오른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도 아니었다. 오히려 우승을 노리는 김연아가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은 바로 심판진이었다.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69.97점을 기록했다. 분명 좋은 점수이고 당연히 순위도 1등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은 단 0.03점이 부족해 70점대 점수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69.97점도 높은 점수지만 김연아로 인해 눈높이가 높아진 국내 팬들은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당연히 70점대 점수를 받으리라 기대했는 지도 모른다.
아쉬운 부분은 심판진이 유독 김연아에게만 엄격한 판정을 내렸다는 부분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아는 별다른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다만 두 번째 과제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 판정은 게 유일한 실수였는데 사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 미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심판진은 수행점수(GOE) 0.20점을 깎았다. 0.03점이 모자라 70점대 진입에 실패한 김연아 입장에서 0.20점 은 매우 큰 점수다.
김연아가 과거 롱에지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2008년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가 마지막이었으니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반면 아사다 마오와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큰 실수를 여럿 범했다. 아사다 마오는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 역시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했다.
이처럼 아사다 마오와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눈에 보이는 큰 실수를 여럿 범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은 경기가 끝난 뒤 두발 착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심판진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결국 김연아에 대한 심판진의 유독 날카로운 시선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김연아가 자신을 향해 집중되는 관심을 잘 이겨내고 좋은 스케이팅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