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아서 지금 담배 핀다”
담뱃값 인상 법안은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발의했다. 국내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싸고, 2004년 12월 500원 오른 이후 9년째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흡연율은 선두를 다툰다.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하면 흡연율은 감소하고, 국민건강이 좋아진다는 논리다.
이에 대한 반론은 이렇다. 담뱃값 인상 추진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부족한 복지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다.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하면 일시적으로 소비가 감소하겠지만 6개월가량 지나면 원상회복되면서 ‘세금 폭탄’은 고스란히 저소득층의 몫이 된다. 네티즌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반대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OECD 국가들의 물가 수준, 평균 임금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담뱃값 인상의 근거로 OECD 담뱃값을 제시한 데 대한 비판이 많았다. 네티즌 aa***는 “소비자물가지수를 고려한 우리나라의 실질 최저임금은 2010년 기준 3.06달러로 OECD 평균(6.66달러)의 47%다. 또 구매력평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최저임금(4.49달러) 역시 OECD 평균(6.86달러)의 65%다. 담뱃값만 따로 떼어 내서 비교하면서 국민을 속이지 말라”라고 주장했다. am***은 “월급도 OECD 수준으로 올려라”라고 썼다. si***는 “국민 건강을 위해서 술값도 한 병에 2만 원으로 올리자. 술이 너무 싸니까 과음을 한다”라며 담뱃값 인상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yo***는 “근로시간, 휴일 수도 OECD 수준으로 맞춰라”라고 썼다.
담뱃값을 인상해도 흡연율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많았다. o8***은 “2000원을 올린다고 해도 필 사람은 다 핀다. 국민 건강은 핑계”라고 주장했다.
re***는 “뉴욕에서 대략 1만 2000원에 판다. 그런데 필 사람은 핀다. 인상하면 웃는 건 담배회사와 정부다. 진짜 타격받는 노동자들은 담배 하나 사기 부담스러우면 술로 스트레스 푼다. 이탈리아처럼 열 개비 담배도 나오겠다. 거기도 만 원인데 피는 사람 많다. 말아 피는 담배도 나오겠다”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다양한 주장들이 나왔다. sa***은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금연정책부터 먼저 시행한 다음 담뱃값을 올리는 게 순리 아닌가?”라고 적었다. e5***는 “무역이 국경을 초월하는 시대에 특정 상품이 시장가격에 반했을 때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했는데 좋은 사례를 볼 수 있을 것 같군”이라고 적었다.
담뱃값 2000원 인상은 애드벌룬을 띄워 본 것에 불과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ru***는 “2000원 인상은 일단 꺼낸 카드이고 실제로는 500~1000원 인상이겠지. 2000원 인상한다고 했다가 1000원 인상하면 그나마 덜 욕먹을 테니. 뻔한 수법 아닌가?”라고 예측했다.
조건부 찬성을 주장하는 네티즌도 나왔다. vi***는 “담뱃값 인상 찬성한다. 대신 KT&G를 비롯한 정부는 국민의 니코틴 중독 책임을 면키 어려우니 무료 금연 치료, 무료 질병 치료를 하라”라고 적었다. bi***는 “세금 올리는 건 좋은데, 올린 2000원을 가지고, 흡연자를 위한 흡연 장소를 많이 만든다든가”라고 적었다.
이참에 담배를 끊겠다는 네티즌도 많았다. mi***는 “담배 한 갑에 만 원으로 올려라. 나도 끊어보자. 8년 폈는데 건강기능식품에 돈 다 썼다”라고 찬성론을 폈다.
재미있는 댓글도 달렸다. eh***는 “우리 아빠가 담뱃값 오르면 끊는데요. 빨리 올려주세요. 담배 냄새가 제일 싫어요”라고 적었다. wo***는 “열 받아서, 지금 담배 핀다”라고 썼다. kd***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내 건강을 생각해 줄 리가 없다”라고 의심했다. bo***는 “20분째 금연중”이라며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