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일본 젊은이들이 철학적이지만 경제적이지 못한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 일본에선 ‘사토리(さとり) 세대’라는 신조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사토리’란 득도, 내지는 자각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사토리 세대란 곧 득도한, 내지는 자각한 세대를 의미한다. 철학적으로 뭔가 있어 보이는 표현이지만 경제적으론 전혀 그렇지 않다.
18일자 <아사히신문>은 최근 일본에서 ‘사토리 세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라고 보도했다. 사토리 세대란 명품 구입이나 해외여행 등의 소비문화에 큰 관심이 없는, 따라서 돈을 버는 것이나 출세에도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 세대를 의미하는 데 8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현재 10대~20대 세대를 가리킨다.
사토리 세대는 곧 돈을 벌어 출세하겠다는 ‘희망’이 없는 세대를 의미하는 데, 그런 만큼 해외여행을 하고 명품을 하는 등의 소비문화에 대한 관심도 없어 ‘절망’ 또한 없다.
이런 세대 구분은 지난 2010년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자였던 야마오카 타쿠(山岡拓)가 쓴 책 <갖고 싶은 게 없는 젊은이들>을 통해 본격화 됐으며 이를 통해 인터넷에 ‘사토리 세대’란 신조어가 확산됐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사토리 세대의 탄생 배경을 거품경제가 붕괴한 뒤 이어진 장기불황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기불황이 이어지는 사회에선 희망이 없음을 일찍이 체감해 일찌감치 포기해 절망을 피해간다는 의미다.
이런 사토리 세대의 확산은 일본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만큼 소비가 줄어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부분은 한국 경제 역시 일본과 비슷한 장기 불황으로 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사토리 세대와 비슷한 젊은 층이 증가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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