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방송사·일부 은행 전산망 마비...북한 사이버테러 가능성

[일요신문]

주요 방송사와 일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오늘(20일) 오후 일제히 마비돼 관계 기관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와 국정원을 비롯해 관계 당국은 북한의 대규모 사이버 테러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원인 분석 및 피해 상황 점검에 나섰다.

경찰청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오늘 오후까지  피해 사실이 확인된 곳은 KBS,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이다. 이들 회사의 정보 전산망은 오후 2시쯤부터 전면 또는 일부 마비된 상태다.

KBS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후 2시께부터 사내 전산망이 마비돼 아무런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와 YTN 측도 전산망 다운 사실을 밝힌 상태다. 이들 방송사들은 모두 LG유플러스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LG 유플러스 측이 원인 제공을 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측은 “이들 방송국의 경우 통신망은 타사 통신망까지 복수로 사용하기에 LG유플러스 통신망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해킹 가능성까지 폭넓게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금융회사들의 전산망도 마비됐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전산망이 이날 오후 2시20분쯤부터 장애를 일으켜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인터넷뱅킹과 ATM은 물론 창구에서의 업무도 멈춰선 상태다.

경찰청과 국정원, 청와대 등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사이버테러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원인 및 피해 실태를 전 방위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보당국은 전세계적인 사이버강국인 북한이 독수리훈련과 키 리졸브 훈련 등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사이버 테러를 가했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경찰청은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요원들을 각 방송사 등에 급파해 원인을 조사 중이고,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사태파악에 나선 상태다.

홍성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