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마는 ‘잠재력’보다 ‘액면’으로 콕!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삼복승식 베팅이 늘어나면서 경마팬들은 크게는 두 가지를 고민하는 것 같다. 첫째는 3위 이내에 가장 안정적으로 골인할 수 있는 능력마를 찾는 것이고, 둘째는 3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복병마를 찾는 작업이다.
전자의 경우는 베팅의 축마 선정에 관한 것으로 1, 2위를 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3위 이내에 입상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말을 고르는 것이다. 실전의 예를 들어보자. 지난달 31일 치러진 서울경마장 제8 경주는 인기1위마가 10번 라온루비였고, 2위마는 7번 아르고프린스, 3위마는 1번 파랑주의보였다. 그런데 이 경주는 발빠른 선행마들이 많이 포진한 경주였다. 11번 문학스피드, 1번 파랑주의보, 10번 라온루비, 6번 연두, 여기에 직전경주 강한 선입작전으로 입상한 3번 럭키디바까지 선두력이 좋은 말이 즐비했던 것. 10번 라온루비처럼 선행으로만 입상했던 말은 초반양상에 따라 입상이 갈릴 수도 있었다. 따라서 삼복승 축마는 따라가다 종반에 힘을 쓰는 7번 아르고프린스가 낫다고 할 수 있다. 복승식 축마라면 1번이나 10번을 선정하는 것도 흠잡을 데 없지만 삼복승의 축으론 7번이 좀더 안정감이 있었던 것이다.
같은 날 1경주도 초보팬들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7번 대성지존과 2번 로드윈이 강력한 인기몰이를 하면서 복승식 최종배당이 2.4배를 형성했다. 아직 전력이 다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이 있는 2번과 전력이 다 드러났지만 액면에서 가장 앞서는 7번 중에서 삼복승의 축은 누가 더 안전할까.
정답은 7번 대성지존이다. 1위를 맞히는 게임이라면 2번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3위 이내만 오면 되는 삼복승 축마로는 7번이 좀더 확실했던 것이다. 특히나 7번은 4위만 해도 승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필 수도 8두밖에 안되는 부진마 경주라 5위 이하의 결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강력하게 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실전에서도 7번은 2위를 했다. 실전의 결과보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팬들의 구매가 집중됐던 2번은 5위를 했다.
다음으로 3위 가능성이 있는 복병마를 찾는 요령을 알아보자. 이해의 편의를 위해 개개 마필의 능력비교는 논외로 하고 실전에서 바로 대입할 수 있는 경우만 알아본다.
눈여겨 볼 편성은 선행마가 두 마리만 포진한 경주다. 그것도 능력상 어려울 것 같은 선행마가 포진한 경주다. 마필능력을 중시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런 말은 ‘찌이익~’ 긋고 다른 말을 찾지만 그 순간 고배당의 행운을 놓칠 수도 있다. 선행마가 3두 이상 포진한 경우는 초반에 경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외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두 마리밖에 없을 땐 경합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초반에 강하게 말몰이를 하는 쪽이 선행을 나서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컨디션 저하나 탐색성 경주운영 등으로 초반부터 선행을 포기하는 말도 있기 때문에 둘 중 한 마리는 3위 이내로 입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능력이 조금 모자란다고 분석된 말이기 때문에 당연히 배당도 좋다.
베팅 방법은 머리(첫번째 칸)에 축마를 놓고 허리(삼복승 베팅 중간 칸)에 선행마 두 마리를 표시하고 꼬리란(삼복승 베팅 세 번째 칸)에 입상이 가능한 다른 마필들을 피아노 치면 된다. 필자는 주변에서 이 방법으로 수백배의 고배당에 적중한 사례를 여러 번 목격했다. 물론 이런 편성은 자주 나오진 않지만 기억하고 있으면 뜻밖의 행운을 차지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부상경남 경마장에서 치러진 금요경마 9경주가 이런 사례였다. 1번 파이널걸이 인기 1위마이기도 했지만 3착 이내에 가장 안정적인 마필로 꼽혔고, 선행마는 8번 강자의본능과 9번 미스퀵밖에 없었다. 8번은 인기2위, 9번은 인기4위. 두 마필 간의 능력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8번이 워낙 강력한 인기몰이를 했기 때문에 1번과 9번을 놓고 엮는 삼복승은 배당이 꽤 됐다. 실전에선 8번이 경주 중에 골절상을 당하면서 주행중지되는 행운이 겹쳐 9번이 1위로 입상해 고배당이 터졌다.
이런 행운의 마권은 이 같은 패턴경마에 익숙한 사람만이 적중할 수 있다. “8번이 9번보다 게이트가 안쪽이고 좀더 빠르잖아” 하면서 현미경을 들이대면 그순간 9번은 베팅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인기마인 8번이 입상하더라도 본전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의 손해도 감수한다는 열린 마음으로 마권을 구매한다면 고배당은 남의 떡이 아니라 내손의 떡이 될 수도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
전개 유리한 말은? 선행마 여럿이면 선입·추입마 유리 경마에서 가장 안정적인 베팅의 축은 어떤 말일까? 봄철엔 경주 전개가 유리한 말이 많이 입상한다는 분석들이 대두하고 있지만 정작 어떤 말이 전개가 유리한 지를 파악하기란 초보자들에겐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우선 일렬 혹은 이열종대로 줄을 서서 경주를 하는 경우엔 후미에서 뛰는 추입마는 많이 불리하다. 이런 경우는 주로 선행이나 선입권에서 입상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선행마들이 여러 마리가 있는 경우는 초반 흐름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행마들은 직선에서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입마와 추입마가 유리하다. 가끔 레이스가 너무 빨라지면 선입마들도 덩달아 오버하기 때문에 추입마들이 어부지리로 나란히 입상해 대박이 터지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우도 선행마들이 이런 저런 사연으로 초반에 가세하지 않고 뒤로 빠져 선행마 한 두만 편하게 선행을 나서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경우까지 고려하면 경마는 할 수 없다. 선입권에 경주마들이 몰리는 경주에선 어떨까? 이 경우는 선행마가 느린 페이스로 이끈다면 추입마가 선행, 선입권을 바로 눈앞에 두고 따라간다 할지라도 앞선 마필을 추월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선행마가 빠른 페이스로 레이스를 이끈다면 선입마들도 덩달아 속도를 붙이게 돼 추입마가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일 뿐이다. 능력의 편차가 클 때엔 선행, 선입, 추입 등의 주행습성은 별 의미가 없다. 또 주행습성이 자유로운 말도 있고, 기수의 페이스 조절이란 변수도 있다. 단순히 주행습성만 따지고 마권을 구매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베팅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