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은 보험공사로 출근중’
세종시 정부청사 전경. 일요신문 DB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정답으로 ‘서울’을 적어내야 할 듯하다. 지난 2월 26일 취임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종시에 있는 국무총리실보다 서울 삼청동에 있는 옛 총리공관에 마련된 서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날이 더 많다. 세종시에서 일한 날은 지금까지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세종시 청사가 아닌 서울 청계천에 위치한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한다. 과거 경제부총리나 기재부 장관은 명동에 있는 은행회관 9층 사무실을 이용했으나 현 부총리는 청문회 준비에 사용했던 예금보험공사 15층 사무실을 그대로 쓰고 있다. 은행회관보다 예금보험공사가 청와대나 정부 서울청사, 국회 등으로 움직이기 좋은 거점에 위치한 때문이다. 대신 은행회관 9층 사무실에는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정부 서울청사 10층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세종시로 내려간 다른 부처 장관들도 서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은 정부 서울청사 10층에 사무실을 만들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종시에 내려온 각 부처 공무원들은 보고를 위해 세종시 장관 집무실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서울로 올라와 삼청동으로, 청계천으로, 명동으로, 광화문으로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일반인이나 공무원이나 장관을 TV에서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 부처 장관인데도 직접 얼굴을 본 것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라며 “세종청사에도 회의실이 있지만 대통령 업무보고, 국무회의, 경제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중요한 회의는 모두 서울에서 열린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총리·장관제가 잘 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준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