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다? ‘펀’하다!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
<그림자 애인> 포스터.
대기업 KNC의 상속녀인 팰리스(장백지)가 사고로 사라지자 그의 애인이자 KNC의 CEO인 권정훈(권상우)이 팰리스를 닮은 진심(장백지)을 그 자리에 대신 세우게 되면서 인연을 맺는다.
여기서 외모와 능력, 성격까지 겸비한 권정훈과 순수하고 밝은 진심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두 사람의 사랑은 현대판 <신데렐라>를 연상시킬 정도로 낭만적이다. 이외에도 <그림자 애인>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난한 여인이 재벌집의 상속녀의 역할을 한다는 점과 여주인공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인 친할머니가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를 깨우치게 한다는 이야기도 모두 낯익은 장치들이다.
<그림자 애인>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이야기들은 다소 작위적이고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자 애인>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을 집어내며 ‘진실한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나아간다.
영화 속 조연들도 어리석을 정도로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인물들이다. 진심의 사촌 남동생들은 암에 걸린 애인과 결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명품을 밝히는 애인을 위해 자신의 월급까지도 모두 내놓는 사랑의 포로들이다.
<그림자 애인>은 톱스타인 권상우와 장백지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권상우가 처음으로 중국에서 촬영한 멜로 영화다. 외모와 능력, 젠틀한 성격을 모두 겸비한 ‘완벽남’으로 변신한 권상우는 그동안 국내의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단련된 능숙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자연스럽게 극 속에 녹아든다.
장백지는 데뷔 후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패리스는 까다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재벌집 상속녀로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견디지 못하는 인물이다. 반면 친척과 함께 꽃집을 운영하는 진심은 가난하지만 순수하고 착한 심성의 소유자다. 두 인물은 마치 동일인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장백지의 열연이 돋보인다.
두 사람의 만남을 보는 눈이 즐거운 만큼 영화 속 동화 같은 장면들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특히 무도회에서 진심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을 도망치듯 뛰어 내려가는 장면은 마치 <신데렐라>의 무도회를 연상시킨다.
중국판 러브스토리인 <그림자 애인>은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4000개관 이상 대규모로 개봉돼 4주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며 좋은 실적을 냈다. 권상우의 첫 중국 진출 영화 <그림자 애인>이 한국 관객들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