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시들하자 연예주 나락
경유가 인상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감소, 대주주인 상하이차와의 갈등으로 생산 중단에 이어 12월 임금 미지급사태까지 빚어질 정도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쌍용차도 주가가 80% 이상 폭락했다. 미 자동차 ‘빅3’ 유동성 위기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는 대우차판매 역시 2008년 한 해 주가 하락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지난 한 해 ‘유동성 위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중소건설사와 저축은행 등 부동산 관련 종목들도 줄줄이 주가 폭락을 겪었다. 신성건설 서광건설 성지건설 경남기업 솔로몬저축은행 서울저축은행 등이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태양광발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을 올리지 못한 한신DNP도 주가가 1815원에서 145원으로 급락하는 것으로 2008년을 마무리했다.
코스닥시장의 하락 종목들은 유동성이나 실적보다는 대표의 횡령이라는 전근대적인 사건사고에 의한 것들이 많았다. 2008년 한 해 최악의 하락을 기록한 종목은 AV기기 제작업체인 루멘디지탈로 2489원이던 주가가 65원으로 폭락했다. 디보스의 후신인 루멘디지탈은 8월까지만 해도 호주업체와 PC일체형 호텔용 LCD TV 공급계약에 관한 양해각서(MOU)체결, 독일 업체와 연간 80억 원 규모의 IPTV 셋톱박스 일체형 LCD디스플레이 판매 계약 체결 등 호재에 승승장구했다. 2분기 실적도 2007년 적자에서 2008년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146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터지면서 주가는 추락하고 말았다.
한국하이네트도 전 대표이사의 159억 원 횡령 혐의가 알려지면서 연일 하한가를 기록, 주가가 3290원에서 110원으로 떨어졌다. 네오쏠라는 대표이사의 210억 규모 횡령 혐의가 불거지면서 1750원이던 주가는 70원까지 내려앉으며 2008년을 마감했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도움 역시 전 대표이사가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250억 원 규모의 횡령을 저지른 혐의가 드러나면서 주가가 2575원에서 95원으로 폭락했다.
‘키코’에 따른 피해도 코스닥 시장을 강타했다. 교육업체에서 에너지업체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했던 포넷은 오일트레이딩과 자원개발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에도 환율 급등으로 인한 키코 피해로 4030원이었던 주가가 140원으로 떨어지며 한 해를 마감했다. 구영테크 심텍 엠텍비전 로만손 한광 씨모텍 등도 키코 피해로 주가 하락의 쓴맛을 봤다.
그렇지만 2008년을 끝으로 증시에서 퇴출된 종목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폭락이 낫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상장폐지된 종목은 코스피시장에서는 12개, 코스닥시장에서는 23개로 총 35개 종목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서 에스와이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종목들은 인수합병이나 지주회사 상장, 존속기간 만료 등에 의한 것으로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없었다. 다만 에스와이는 자본전액잠식에다 외부 감사의 감사의견 거절까지 발생하면서 4월에 상장폐지됐다.
이에 비해 코스닥 시장은 NHN과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부국철강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장폐지됐을 뿐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부도와 자본잠식, 대표 횡령에 따른 감사의견 거절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상장폐지됐다. 아이비진과 우영은 만기가 돌아온 약속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가 나서 상장폐지됐다. 모델라인과 엔토리노, 퓨쳐비젼, UC아이콜스 네 곳은 회사 자본금을 모두 까먹을 정도로 적자 규모가 너무 커져 상장폐지됐다.
그동안 쌓였던 허위공시, 경영진의 횡령 등의 여파로 감사 의견이 거절되면서 상장폐지된 종목들도 줄을 이었다. 한통데이타는 2007년 10월 전기아연 판매계약(102억 원)맺었다고 밝혔지만 2008년 2월 계약 해지를 공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여기에 전 경영진의 53억 원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드러나면서 감사의견거절 결정으로 2008년 5월 6일 상장폐지됐다. 플래닛82도 지난 2005년 11월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이미지센서기술을 이전받았다고 밝혔지만 상용화가 2008년까지 이뤄지지 않은 데다 대표이사 횡령이 드러나면서 상장폐지됐다.
PDA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2002년 상장한 한도하이테크는 대표이사가 375억 원 횡령을 저지른 혐의가 드러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친 데다 감사의견 거절까지 당하면서 상장폐지, 주식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한도하이테크는 2007년 11월 런던 증시 상장예정 등 허위공시를 통한 주가조작 의혹까지 받고 있다. 에너윈 역시 전 대표에 의한 40억 원 횡령 혐의 발생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외부 감사기관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당해 상장폐지됐다.
이의순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