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절절한 마음이 담긴 '그대는 모르오'라는 노래가 화제다.
“저 파란 하늘이 내 눈을 만지면 내 서러운 마음 모두 잊을까? 저하늘의 별이 내 안에 놓이면 내 두려운 마음 모두 버릴까….” 충남 천안시 나사렛대 방송미디어학과 시간강사인 현경석 씨(42)는 크론병, 베체트병, 강직성 척추염 등 생소한 희귀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아내 변영진 씨(39)를 데리고 서울 병원을 오가며 느낌 감정을 노래에 담았다.
아내 변 씨는 자가면역체계가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파괴하는 바람에 장에 염증질환이 발생하고 대장을 거의 다 떼어내다시피 했다.10대 때부터 병마와 싸우느라 키가 147㎝밖에 자라지 않은 그녀는 최근 힘든 투병 생활로 인해 체중이 33㎏으로 줄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내의 병세가 더 악화됐고 남편인 현 씨도 난치병을 앓고 있다. 망막 기능이 점점 떨어져 시야가 좁아지다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망막색소변성증'이다. 현 씨는 “증상이 심해지면 한 줌의 빛만 보이는 터널 안에 갇힌 것처럼 살게 된다”면서도 “일상생활이 조금 불편할 뿐 아직 괜찮다”고 말했다.
현 씨의 자작곡 '그대는 모르오'는 이렇게 시력을 잃어가는 자신이 난치병 아내를 곁에서 지켜보며 느끼는 애절한 사랑을 담은 노래. 대학에서 사운드디자인 과목을 가르치고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객원교수이기도 한 현 씨가 아내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이 노래는 성악가인 고한승 한양대 겸임교수가 불러 지난해 12월 음원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지난 19일 대한장연구학회가 서울 호원아트홀에서 연 크론병 환자들의 '힐링토크 콘서트'에선 현 교수의 사연과 함께 '그대는 모르오' 노래가 흘러나와 공연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현 씨는 “아내는 오히려 내 병이 완치될 수 있다고 힘을 주고 있다”며 “노래처럼 평생 사랑하고 의지해 서로를 지켜낼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노래 '그대는 모르오' 가사 전문
저 파란 하늘이 내 눈을 만지면 내 서러운맘 모두 잊을까
저 하늘의 별이 내 안에 놓이면 내 두려운맘 모두 버릴까
그대는 모르오 그대는 모르오 내가 그댈 얼마나 내가 그댈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댄 모르오
내 발끝에 그대 눈물이 떨어져 깨지면 나도 따라 울겠소
이게 끝이란걸 그댄 아시오
아프지 마시오 슬프지 마시오 그대
살아도 사는게 아닌사람 여기 하나있소
다가져 가시오 내 숨도 거둬가시오 그대 없는 나는 여기까지요
그대는 모르오 그대는 모르오 내가 그댈 얼마나 내가 그댈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댄 모르오
내 발끝에 그대 눈물이 떨어져 깨지면 나도 따라 울겠소
이게 끝이란걸 그댄 아시오
아프지 마시오 슬프지 마시오 그대
살아도 사는게 아닌사람 여기 하나있소
다가져 가시오 내 숨도 거둬가시오 그대 없는 나는 여기까지요
그대 없는 나는 여기까지요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