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CJ그룹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수사는 이재현 회장 일가의 비자금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그만큼 CJ그룹으로서도 물러설 수 없는 모양새다.
그룹 최대 위기를 맞은 CJ는 사상 최강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의 '창'에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엔 국내 로펌 1,2위인 김앤장과 광장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번 CJ그룹 변호인단의 구성을 살펴보면 전직 '특수통'들의 면면이 눈에 띈다. 중수부 폐지 이후 사실상 검찰의 정예 조직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맞서기 위해서다.
김앤장에서는 특수검사 중 '화려한 스펙'으로 유명한 박상길 전 부산고검장이 CJ사건을 맡았다. 박 전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 1·2·3부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을 지냈다.
기업수사에 정평이 나 있는 '검객' 남기춘 전 서부지검장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남 전 서부지검장은 현재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윤대진 특수2부장에게 특수 수사기법을 전수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기업 수사 단골 변호인인 최찬묵, 이병석 변호사도 합류했다.광장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박용석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역임한 박철준 변호사 등이 포진해 있다. 경북고를 졸업한 TK(대구·경북) 출신의 대표적 '특수통' 검사였던 박 변호사는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정식 3차장검사의 고교-대학(서울대) 선배다.
이에 맞서는 서울중앙지검 수사 라인은 조영곤 지검장-박정식 3차장-윤대진 특수2부장으로 이뤄져 있다. 중수 2과장 출신인 윤 부장은 검찰 내에서도 '독종'으로 손꼽힌다.
창과 방패로 만난 전현직 특수통 검사들의 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CJ 수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