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중 필로폰을 사들여 투약한 20대 연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이 아무개 씨(29)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여자친구 이 아무개 씨(24)와 함께 지난달 21일 홍콩의 투숙 중인 호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홍콩 침사추이 시내 길거리에서 방글라데시인 A 씨가 “연애할 때 좋은 물건이 있다”며 필로폰 구매를 권유하자 최음제로 이용하려고 필로폰이 들어 있는 일회용 주사기 2개를 1500 달러(홍콩달러 약 21만 원)에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씨는 투약 직후 최음 효과는 커녕 혈압이 급격히 오르고 발작 증상까지 나타나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객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지 영사관 측에 연락을 취했다”며 “스스로 필로폰을 맞은 걸 신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이 씨 커플 외에 입건된 나머지 5명은 모두 중국에서 필로폰을 맞다 현지 공안 당국에 적발돼 강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물류업체에서 일하는 유 아무개 씨(47) 등 3명은 지난 4월 12일 중국 웨이하이시 가정집에서 조선족 친구 B 씨가 필로폰을 태운 연기를 유리병에 담아 건네주자 이를 빨대로 2∼3회씩 번갈아 가며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날 과음으로 피곤한 상태여서 만병통치약이라는 B 씨의 말을 믿었을 뿐이라며 히로뽕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아무개 씨(51) 등 2명은 지난달 15일 출장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산둥성의 한 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들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 현장에 들이닥친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철의 한 관계자는 “유 씨, 곽 씨 등 5명은 중국 경찰에 붙잡혀 보름 정도 감방생활을 하다 강제 추방됐다”며 “다른 해외 투약범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