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벗는 동영상 첨부하면 ‘줄댓글’
변태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인터넷 중고거래시장은 ‘신천지’다. 원하는 물품을 요구만 하면 취향대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던 스타킹을 파는 것은 이 세계에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축에 속한다. 스타킹의 유형, 색깔, 신은 기간, 판매자의 나이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보통 1만~3만 원 사이에서 거래된다.
자신을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소개한 한 회원은 “매일 스타킹을 신어서 냄새나는 것들은 버리기가 아까워서 팔려고 한다. 하나에 3일씩 신으며 개당 1만 5000원에 판다”며 증거로 스타킹을 착용한 사진까지 함께 공개했다. 구매자가 원하는 색깔이나 스타킹 타입을 맞춰준다는 ‘친절’도 잊지 않았다.
스타킹뿐만 아니라 거래되는 물품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 동안 소변을 닦은 휴지를 모은 것은 1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침, 양치물, 먹던 막대사탕, 발로 밟은 음식, 엉덩이로 눌러 앉은 빵, 대소변, 생리대, 체모, 체액 등이 버젓이 판매목록에 올라와있다. 보다 자극적인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사용했던 자위기구나 피임용품을 권하기도 한다. 물론 어떠한 세척도 하지 않은 상태로 밀봉한 봉투에 넣어 판매된다.
이런 물품을 판매할 때는 소위 ‘인증샷’이라 부르는 사진이 필수적이다. 속옷, 스타킹, 양말 등을 직접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보통 인증샷은 자신의 아이디를 자필로 적은 종이와 함께 착용 물품을 찍는 수준이다. 하지만 수위가 높은 사진을 첨부하거나 동영상을 보내면 더욱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반나체의 상태에서 팬티만 입고 찍은 사진을 동봉하거나 속옷을 벗어 포장하는 과정까지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여기에 얼굴 일부까지 공개하면 10만 원 이상으로 폭등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진이나 동영상을 손에 넣으려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델 뺨치는 몸매를 소유한 판매자의 사진은 일부 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끌어 경쟁적으로 구입을 할 정도다.
또한 일부 거래자들은 직거래를 통해 즉석에서 벗어주는 속옷이나 스타킹을 들고 스스로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체취가 그대로 살아있다”며 노골적인 표현을 써 후기를 남기면 “부럽다”는 내용의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려 보는 이를 경악케 했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들은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을 통해서는 못 구하는 것이 없다. 정기적으로 한국을 드나든다는 중국의 한 고위공무원은 “주로 자양강장식품으로 알려진 것들이 인기가 좋다. 곰발바닥 같은 동물들의 특정부위서부터 태반, 탯줄 등 종류도 다양하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사이트를 통해 국제우편으로 한국으로 밀반입되며 보따리상들이 직접 배달을 하기도 한다”며 “중국 내에서 거래되는 물품은 상상을 초월한다. 잘 알려진 인육캡슐서부터 신생아의 오줌, 처녀의 첫 생리혈, 발치된 치아 등이 있다. 만약 원하는 손님이 있을 경우 큰돈을 받고 직접 구해다주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취향’이라는 이유로 죄의식 없이 물건들을 사고팔지만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사이버경찰청 관계자는 “중고속옷 등의 음란한 물건을 판매하다 적발되면 지난해 개정된 정보통신법에 의해 최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물을 유포할 경우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중고 직거래 범죄 노출
여성 판매자 성폭행 피해도
카메라를 샀는데 벽돌 하나가 고이 포장돼 배달되고 노트북을 구매했으나 두꺼운 전공서적 한 권이 배달됐다. 택배 상자를 뜯는 순간 한동안 ‘멍’ 해질 법한 일이지만 이는 중고거래에서 발생하는 ‘흔한’ 사기의 패턴이 됐다. 온라인을 통한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기 수법도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특히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택배를 이용하는 거래에서 사기가 자주 발생한다.
물론 얼굴을 직접 보고 거래를 해도 사기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일례로 고가의 운동화를 판매하려던 중고거래 인터넷 카페의 한 회원은 밤늦은 시간 구입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두 사람의 만남까지는 순탄했다. 하지만 거래가 이뤄지려는 순간 구매자는 신발 사이즈가 맞는지 확인해봐야겠다며 다짜고짜 착용을 요구했다. 이에 판매자도 아무런 의심 없이 신발을 건넸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였다.
양쪽 신발을 신어본 구매자는 자신이 신고 온 슬리퍼를 버리고 냅다 달리기 시작한 것. 당황한 판매자도 뒤를 쫓았으나 결국 놓치고 말았다. 뒤늦게야 자신과 같은 사기를 당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린 판매자였지만 이미 신발은 빼앗긴 뒤였다. 심지어 비슷한 상황에서 도망가는 사람을 잡았더니 “뛰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알고 싶어 그랬다”며 웃지 못 할 변명을 하더라는 사연도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중고 오토바이를 거래하려다 상태를 본다며 시동을 걸어보곤 그대로 도망쳐 사기를 당해 경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한편 중고거래를 통해 스토커를 만나는 아찔한 경험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중고거래의 특성상 주소지와 휴대전화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이미 몇 개월 전에 올린 글을 뒤져내 연락을 시도, 꼭 사고 싶었던 물건인데 벌써 팔렸으니 책임지고 구해내라며 수개월 동안 일방적인 연락을 취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판매자가 여성일 경우 직거래를 원한다며 만남을 시도해 성폭행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이버경찰청은 “직거래보다는 안전거래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안전거래 사이트라고 하더라도 공신력이 있는 사이트가 맞는지 확인하고 입금 전 판매자의 이름과 계좌번호, ID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넷두루미’ 등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여성 판매자 성폭행 피해도
카메라를 샀는데 벽돌 하나가 고이 포장돼 배달되고 노트북을 구매했으나 두꺼운 전공서적 한 권이 배달됐다. 택배 상자를 뜯는 순간 한동안 ‘멍’ 해질 법한 일이지만 이는 중고거래에서 발생하는 ‘흔한’ 사기의 패턴이 됐다. 온라인을 통한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기 수법도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특히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택배를 이용하는 거래에서 사기가 자주 발생한다.
물론 얼굴을 직접 보고 거래를 해도 사기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일례로 고가의 운동화를 판매하려던 중고거래 인터넷 카페의 한 회원은 밤늦은 시간 구입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두 사람의 만남까지는 순탄했다. 하지만 거래가 이뤄지려는 순간 구매자는 신발 사이즈가 맞는지 확인해봐야겠다며 다짜고짜 착용을 요구했다. 이에 판매자도 아무런 의심 없이 신발을 건넸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였다.
양쪽 신발을 신어본 구매자는 자신이 신고 온 슬리퍼를 버리고 냅다 달리기 시작한 것. 당황한 판매자도 뒤를 쫓았으나 결국 놓치고 말았다. 뒤늦게야 자신과 같은 사기를 당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린 판매자였지만 이미 신발은 빼앗긴 뒤였다. 심지어 비슷한 상황에서 도망가는 사람을 잡았더니 “뛰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알고 싶어 그랬다”며 웃지 못 할 변명을 하더라는 사연도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중고 오토바이를 거래하려다 상태를 본다며 시동을 걸어보곤 그대로 도망쳐 사기를 당해 경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한편 중고거래를 통해 스토커를 만나는 아찔한 경험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중고거래의 특성상 주소지와 휴대전화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이미 몇 개월 전에 올린 글을 뒤져내 연락을 시도, 꼭 사고 싶었던 물건인데 벌써 팔렸으니 책임지고 구해내라며 수개월 동안 일방적인 연락을 취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판매자가 여성일 경우 직거래를 원한다며 만남을 시도해 성폭행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이버경찰청은 “직거래보다는 안전거래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안전거래 사이트라고 하더라도 공신력이 있는 사이트가 맞는지 확인하고 입금 전 판매자의 이름과 계좌번호, ID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넷두루미’ 등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