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런 사진을 받았다면 십중팔구 돈은커녕 욕만 바가지로 하고 돌아설 것이다. 단, 찍사가 사람이 아닌 침팬지라면?
1998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사진 촬영을 했던 침팬지 ‘미키’의 사진집이 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7만 5000달러(약 8500만 원)에 낙찰됐다. 당시 러시아의 예술가인 비탈리 코마르와 알렉산더 멜라미드의 도움을 받아 촬영했던 이 사진들은 모두 초점이 맞지 않은 흐릿한 사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진들은 침팬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작품이라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보지 못한 채 ‘미키’는 2007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침팬지는 죽어서 사진을 남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