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와 스릴 원한다면 추천!
주문이 들어오면 무엇이든 훔쳐내는 범죄단에게도 전략가가 존재한다. 조직의 우두머리인 제임스(정우성 분)는 범죄가 일어나는 건물 근처 옥상에서 조직원들을 지켜보며 행동 하나하나를 지시한다. 하지만 부하직원의 죽음에 사표까지 불사하는 황 반장에 비해 제임스는 명령을 어긴 부하의 목에 망설임 없이 칼을 대는 냉혈한이다.
선과 악으로 대비되는 감시반과 범죄단과의 두뇌 싸움은 영화의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한다. ‘감시’라는 공통점을 지닌 황 반장과 제임스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추격전도 펼쳐진다.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자동차 추격신), 정우성이 좁은 골목에서 17대 1로 싸우는 롱테이크 액션신 등은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6월 19일 <감시자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조의석 감독, 설경구, 정우성(왼쪽부터). 이상민 기자
하지만 ‘스릴’과 ‘추적’에만 집중하다보니 스토리적인 면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부분들이 아쉽다. 인물 개개인의 사연들이 있을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영화에서는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 특히 악역 제임스는 슬픈 과거가 있는 듯했지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진정한 ‘악역’으로 거듭나지 못한 채 허무한 결과를 맞이했다.
다만 ‘감시’로 이루어진 추격과 액션, 배우들의 열연 등이 잘 짜여 영화는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 ‘볼거리’와 ‘스릴’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는 올 여름 추천할 만한 영화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