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고법 형사8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윤보선 전 대통령 등 2명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16명에 대한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2명의 전직 대통령 외에도 문익환 목사, 함석헌 선생, 정일형 전 의원, 이태영 변호사 등 고인들과 함세웅(71) 신부, 문정현(73) 신부 등도 함께 무죄를 받았다.
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정치적 라이벌 관계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나란히 함께한 장면. 청와대 사진공동취재단.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는 여기 있는 피고인과 가족에게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며 “당시 시대적 상황이 재심 대상 판결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인권을 위한 헌신과 고통이 이 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기틀이 됐다”며 “재심 판결에 깊은 사죄와 존경의 뜻이 담겨 있음을 알아달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 등은 1976년 2월 민주구국선언문을 작성하고 그해 3월 명동성당 미사에서 낭독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김 전 대통령과 문 목사 등은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됐었다.
이에 유족들과 일부 생존 인사들은 2011년 10월 4일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지난 5월 28일 재심 개시를 결정한 바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