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태국에 때 아닌 ‘히틀러 유행’이 불고 있다. 뜬금없이 왜 히틀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멋있어 보여서’ ‘좋아 보여서’ 혹은 ‘근사해서’다.
지난달 방콕에서 문을 연 ‘히틀러 후라이드 치킨 테이크아웃 전문점’ 역시 히틀러 유행의 연장선상에 있는 곳이다. 근엄한 얼굴의 히틀러가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는 모습이 이 전문점의 로고다. 호기심에 매장을 방문한 한 영국 남성이 카운터 직원에게 “왜 히틀러냐”고 묻자 직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사장님이 그냥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이처럼 요즘 태국 사람들은 히틀러를 하나의 캐릭터처럼 여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요즘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티셔츠는 히틀러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다. 2011년에는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운동회 날 나치 복장을 하고 나타나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소녀들은 집에서 만든 나치 유니폼을 입고 팔에는 나치 문양이 그려진 완장까지 두르고 있었다. 2009년 파타야의 밀랍인형 박물관은 “히틀러는 죽지 않았다!”란 문구의 빌보드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었다.
히틀러를 마치 텔레토비, 쿵푸 판다 등의 만화 캐릭터와 동급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죽은 히틀러도 관에서 벌떡 일어나 까무러칠 정도.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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