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복잡” 교계·언론계 ‘수군’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의 복잡한 여성 편력은 종교계와 언론계에서 상당히 알려진 편이다. 지난 2001년 8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는 모습. 일요신문DB
조 전 회장 측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종교계 관계자 B 씨는 “연예인 출신의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장녀는 스무 살이 넘었다. 그리고 두 번째 부인이 일본인이다. 이 여성은 딸 쌍둥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고 한다. 조 전 회장은 계열사 부하 직원과도 결혼을 했다고 들었다. 그 뒤에는 미모의 여성탤런트와도 살림을 차렸는데 그 여성이 큰 사건에 연루되자 헤어졌다고 한다. 조 전 회장은 또 다른 일본인 여성과도 결혼해 아들 하나를 낳았고, 그 사람은 죽었다”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B 씨는 또한 “차영 전 대변인과의 사이에서 혼외로 출생한 아들이 장남이 맞느냐”는 질문엔 “장남이 맞다. 그 위의 아이들은 모두 딸이라 조 목사가 장남으로 인정한 것 같다”면서 “차 전 대변인 아들보다 7개월 어린 배 다른 아들이 또 있는데 차 전 대변인 아들이 몇 개월 앞서 출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보면 조 전 회장은 부인 4명을 통해 1남 3녀 정도를 슬하에 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여기에 이번에 차 전 대변인의 아들도 다시 추가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조 전 회장이 사무국장으로 있는 영산조용기자선재단 측은 “조 전 회장은 사무실에 잘 나오지 않고 지금 휴가 중이다. 우리가 그런 문제들에 대해 답을 해줄 수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조 전 회장은 결혼을 전제로 여성들과 교제를 하다가 그 약속을 저버린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앞서의 A 씨 말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이 서울의 유명 사립대 대학원 학생인 한 젊은 여성을 상대로 결혼 약속을 했다가 나중에 결혼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자, 분노한 여성의 부모가 국민일보사로 들이닥쳐 소란을 피운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또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젊은 혼혈 여성과 교제한 적도 있다고 한다. 당시 조 전 회장이 이 여성을 순복음교회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며 “(우리 집안에서) 며느리 삼을 것”이라고 자랑을 했고 국제회의에도 데리고 다니는 등 깊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결국 헤어졌다는 후문이다.
앞서의 종교계 관계자 A 씨는 “이번 친자확인 소송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집안 사람들은 여자를 아주 낮게 보는 것 같다”며 “여자를 갈아치우는 것을 보면 마치 무슨 병에 걸린 사람들 같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조 전 회장은 현재까지 총 3건의 송사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그에 따른 불투명한 공금 운용이 그 원인이다. 그는 1997년 32세의 젊은 나이로 국민일보 사장에 취임해, 다음해 회장직에 올랐다. 조 전 회장이 설립한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은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로부터 국민일보 주식 100%를 사들여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후 조 전 회장은 스포츠투데이, 파이낸셜뉴스 등을 창간하고 현대방송을 인수하는 등 계열사 확장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2001년 국세청 세무조사로 세금포탈 혐의가 포착돼 구속됐다가 집행유예 및 벌금 50억 원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당시 조 전 회장은 벌금을 미납하고 해외로 출국, 일본과 미국 등을 오갔다. 그 사이 2006년 1월 스포츠투데이가 최종부도 처리되면서 그가 만들었던 넥스트미디어그룹은 사라졌다. 조 전 회장은 2007년 12월 일본 도쿄에 체류하던 중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일본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그는 같은 달 28일 미납 벌금을 낸 후 풀려났고 2008년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
올해 1월 그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또 다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 6월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조 전 회장의 혐의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계열사 자금 36억여 원을 무단으로 대출받아 자신의 세금을 납부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 남아 있다.
그는 또한 지난해 12월 주식 매매 과정에서 157억 원가량의 손실을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조 목사가 조희준 전 회장이 소유했던 아이서비스 주식 25만 주를 적정가(2만 4000원)보다 4배가량 높은 가격에 사들여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57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이 “조 전 회장의 주식 투자에 교회 자금 200억여 원이 부당하게 사용돼 교회에 거액의 손해를 입혔다”며 조 목사 부자를 검찰에 고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조 전 회장은 기소됐으나, 조 목사는 기소를 면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보강 조사를 거쳐 조 목사를 이 사건의 공범으로 결론 내렸다. 여기에 35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더해져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조 목사 측은 업무상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검찰은 조 목사를 공범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조 목사의 차남인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41)은 용역대금을 부풀린 허위견적서 제출 등의 방법으로 신문발전위원회의 신문발전기금 2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달 초 항소했다.
한편 <일요신문>은 조 전 회장 측에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팩스를 보냈으나 3일 오후까지 조 전 회장 측의 답을 받을 수 없었다.
신상미 기자 sh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