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할 땐 언제고… 아들 낳자 연락 뚝”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이후 둘의 관계는 ‘폭주’했다. 차 씨에 따르면 2002년 11월경 청혼을 전제로 고가의 시계를 준비한 조 전 회장이 차 씨에게 이혼을 종용했고, 조 전 회장은 그해 12월 본인의 세 번째 부인과 이혼을 했다. 그러면서 조 전 회장은 차 씨 두 딸의 해외유학 자금까지 약속했다고 한다.
이듬해 1월 차 씨는 결국 남편 서 씨와 이혼하기에 이르렀고, 이 무렵부터 조 전 회장과 동거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차 씨는 조 전 회장의 아들을 임신한다. 당시 차 씨는 조 전 회장의 권유로 미국 하와이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아들 서 아무개 군(11)을 출산했다.
차 씨의 비극은 아들 서 군 출생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는 2003년 서 군 출산 후 그해 12월까지 매월 1000달러(약 1200만 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친부 조 전 회장으로부터 지급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어떤 이유에서인지 조 전 회장은 차 씨와의 연락을 끊기 시작했으며 약속했던 생활비와 두 딸의 유학비도 최초 학기 이후 지급도 끊어버렸다.
결국 차 씨는 2004년 2월 아들 서 군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고, 아들의 친조부인 조용기 순복음교회 목사와 만나 차후 조 전 회장과 연락을 주선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지만, 이후 연락이 다시 두절됐다고 한다.
다시금 조 전 회장이 차 씨에게 연락을 취한 것은 2010년의 일이다. 차 씨에 따르면 순복음 산하 재단의 어려운 사정과 관련해 도와달라는 명목에서였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조 전 회장은 자신 소유의 엔크루트라는 회사의 30억 원에 달하는 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이 시기 조용기 목사는 차 씨에게 서 군을 조 전 회장의 아들로 등재시키고 양육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 2월,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나온 조 전 회장은 앞서 약속한 것들에 대해 모든 것을 부정해 결국 차 씨는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하게 이른다. 소장에 따르면 차 씨는 조 전 회장에게 매월 700만 원씩을 산정, 7억 9800만 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청구했으며 이 중 1억 원을 선 청구했다(나머지 금액은 추후 확장 청구계획).
양육비와 함께 차 씨는 3억 원을 산정한 위자료를 청구했으며 이 중 1억 원을 선 청구한 상황. 이러한 위자료를 추가로 청구한 가장 큰 이유는 자살한 차 씨의 첫째 딸 때문. 차 씨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의 약속을 믿고 행한 이혼, 외국 유학, 이후 조 전 회장의 약속 불이행 과정에서 우울증을 겪은 첫째 딸이 한국에 돌아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한 책임을 조 전 회장에게 물은 셈이다.
차 씨와 조 전 회장 사이에 태어난 서 군은 현재 친부의 성인 조 씨가 아닌 서 씨 성을 쓰고 있다. 차 씨는 2004년 귀국 후 그해 8월, 전 남편인 서 아무개 씨와 재결합, 현재 아들 서 군은 서 씨의 아들로 등재된 상황이다.
광주 MBC 아나운서 출신인 차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미지 컨설팅을 맡게 된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조순 전 서울시장의 홍보특보를 거쳐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문화관광비서관에 임명되며 야권 내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잠시 기업인이 됐던 차 씨는 2008년 당 대변인으로 복귀했다. 지난 총선에는 전통적인 여권 강세 지역인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 상대편인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과 대결, 석패했지만 득표율 49.4%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