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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해 12월1일 열린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에 서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블래터 FIFA 회장(왼쪽) 으로부터 FIFA컵을 건네받고 있다. | ||
국제축구연맹은 유엔가입국(1백89개국)보다 많은 2백4개 회원국을 거느린 세계최대의 단체다. 하지만 이 거대한 ‘기업’의 재정문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제프 블래터 회장의 연봉도 극비 중의 하나인데 FIFA 내 반대파들은 그의 연봉이 약 4백만달러(약 51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블래터 회장측에선 72만(약 9억2천만원)~84만달러(약 11억원)에 불과하다고 항변한 적이 있어 구체적인 연봉 규모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비슷하게 FIFA 집행위원들이 받는 돈도 베일에 싸여 있다. 정몽준 부회장이 속한 집행위원회 멤버 24명은 공식적으로 1년에 약 5만달러(약 6천5백만원)의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FIFA와 관련한 일을 위해 출장을 갈 경우 하루에 약 5백달러(약 63만원)의 ‘일비’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집행위원들은 각종 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이 ‘돈’의 성격에 관한 것이다. 이 ‘돈’에 급여 개념이 포함돼 있다면 집행위원들이 세금을 내고 있는지도 관심거리다. 세금을 낸다면 자국에 내는 것인지 아니면 FIFA가 소재해 있는 스위스 정부에 내는 것인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일요신문>은 FIFA측에 집행위원들이 받고 있는 ‘돈’의 규모와 성격에 대해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지난 8월26일 보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회신이 오지 않았다. FIFA에 직접 전화로 문의한 결과 안드리아스 베른 FIFA 언론담당관은 “집행위원들이 해마다 ‘돈’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집행위원 24명 전원에게 약 5만달러 정도를 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수당(compensation) 개념이다. 지난 98년부터 지급해오고 있는데 그 전에는 일체 무보수였다. 또한 세금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라 답변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금 상부에 보고한 뒤 우리도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세금관련 기관과도 협조해 자문을 요청하고 있다.
며칠만 더 기다려주면 해답을 주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FIFA측은 그 후 며칠이 지나는 동안 세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해선 끝내 답변을 보내주지 않았다. 정몽준 부회장 측근들도 FIFA가 주는 이러한 ‘돈’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한 측근은 “그 ‘돈’은 연봉이 아니라 활동비 개념인 것으로 알고 있다. FIFA와 관련된 일을 하는 집행위원들이 개인시간을 희생해 활동하는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다. 회장님도 물론 그 ‘돈’을 받고 있는데 개인통장에 바로 입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세금문제는 FIFA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린 그 문제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FIFA 관계자의 얘기대로라면 정 부회장은 지난 98년부터 FIFA로부터 해마다 약 6천5백만원을 받아오고 있다. 올해까지 5년 동안 약 3억2천여만원을 받은 셈이다. 그리고 측근에 따르면 FIFA 관련 출장도 “1년에 약 5~6번 가며 시일은 2~3일 정도씩 걸린다”고 한다. 이 출장비도 1년에 약 1천여만원 정도. 그러면 5년 동안 FIFA에서 받은 ‘돈’은 대략 3억7천여만원 정도가 된다. 정 부회장의 축구계 발전을 위한 헌신과 재정 지원에 비한다면 이 돈은 분명 ‘새발의 피’다.
그리고 이 돈의 쓰임새 또한 전적으로 정 부회장의 손에 달렸다. 다만 일정한 노동에 대한 보수의 개념으로 받았다면 세금문제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한편 스위스 베른의 한 세무관계자는 “만약 정 회장이 스위스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연봉을 받았다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연봉(salary)이 아닌 다른 형태의 수입(other types of income)이 생긴다면 그 사람이 스위스에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
정 회장도 이런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세율은 약 18% 정도 된다. 세금문제는 FIFA가 그 돈에 대해 어떤 유권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세금 문제와 관련해 정작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FIFA측의 애매모호한 태도다. 집행위원들이 받는 ‘돈’의 세금문제를 분명하게 처리하고 있다면 왜 지금까지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또 한 가지 의아스러운 점은 FIFA로부터 받는 돈과 정 부회장의 재산신고의 상관관계다.
측근의 얘기처럼 이 돈이 정 부회장 개인통장에 송금된다면 당연히 재산변동사항 예금 입출 부문에 기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 부회장 재산변동 사항에 FIFA 수당이 입금되었다는 기록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리송한 대목이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