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와대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 제안에 대해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원내대표가 함께하는 '5자회담'을 역으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에게 단독으로 이 엄중한 정국을 풀자고 제안한 데 대해 청와대가 5자회담을 역제안하면서 기 싸움처럼 돼버렸다”면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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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한길 대표가 지난 1일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국정원 개혁 촉구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박은숙 기자
김 대표는 “제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엄중한 정국을 풀자고 했더니 대통령은 사흘을 침묵하다가 5자회담을 하자고 한다. 단독회담의 형식이나 의전을 따지지 않겠다고 했더니 대통령은 아마도 여야지도부 회의를 소집해 주재하려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김 대표는 “정국상황이 엄중한 만큼 회담의 내용이 더 중요하고 급하다는 판단에서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진 영수회담처럼 틀이나 형식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좋은 뜻으로 말한 것인데 청와대와 여당은 말꼬리를 잡아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으니 무조건 5자회담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고 지적한 뒤 “현 정국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통령이라면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민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아무런 죄의식도 부끄러움도 없이 국정조사 무력화와 국정원 비호에 주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